국민타자 이승엽(27·삼성·사진)이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접고 국내무대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이승엽은 22일(한국시각) LA 다저스의 토미 라소다 부사장, 댄 에번스 단장과 접촉한후 기자들과 만나 "가족적인 분위기의 다저스에서 뛰고 싶다"며 다저스행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날 저녁 지인들과의 사적인 만남에서 형편없는 대우를 받고 빅리그에 진출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시즌을 끝으로 무조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던 이승엽이 빅리그행의 꿈을 접고 국내에 잔류할 가능성을 시사한 배경은 돈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시애틀 매리너스로부터 연봉 45만달러를 제시받은 데 이어 다저스로부터도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연봉에 계약하자는 제의를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다저스와 이승엽이 만난 후 구단주변에서는 올 시즌 삼성에서 받았던 연봉인 6억3,000만원(약50여만달러) 정도의 몸값을 다저스가 제시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이 같은 액수는 300만달러(약 36억원)선을 기대했던 이승엽의 요구액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이승엽과 에이전트인 존 김은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며 다저스가 제시한 연봉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LA 타임즈도 23일 "다저스는 리치 섹슨이나 데릭 리의 스카우트 실패를 대비해 이승엽을 보험용으로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 이승엽이 다저스의 스카우트 우선순위가 아님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삼성 구단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 18일 전격적으로 이승엽이 미국으로 떠나자 서둘러 FA 계약안을 이승엽에게 전달했으며 4년간 최대 8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승엽은 27일 귀국한 후 삼성과 메이저리그 진출에 따른 의견을 교환한 후 국내잔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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