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외부에서 보낸다. 그래서 인체의 최하부 구조인 발은 하루에 700여톤(몸무게 70㎏, 하루 1만보 기준)의 부담을 받게 된다. 또 사람은 1년 동안 300만보 이상 걷고, 평생 동안 걷는 거리는 지구 4바퀴 반에 달한다.발등 부분의 골격은 서로 견고하게 연결돼 있어 체중을 골고루 받쳐주고 걸을 때의 충격을 흡수한다.
엄지발가락은 체중을 한쪽 발에서 다른 쪽 발로 옮겨주는 지렛대 역할을 하며, 각 발가락은 지면을 움켜쥐어 앞으로 전진하는 동작을 도와준다. 또한 발의 뒤축은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소모해 신체를 균형있게 지탱해준다.
그러므로 자연상태에서 맨발로 지면을 밟고 걷는다는 것은 매우 복합적인 운동이 된다. 자연상태의 지면은 보행시 발이 받는 충격의 대부분을 흡수해 준다.
그러나 현대인의 경우 자동차문화의 일반화로 운동량이 줄어들었고,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도로포장으로 자연지면과의 접촉기회도 거의 없다. 게다가 신발도 겉모양에 치중할 뿐 발의 보행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발과 우리인체에 부담을 준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심장과 같이 몸의 피를 돌리는 펌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심장이 피를 온몸으로 순환하게 한다면, 발은 하지로 내려온 피를 심장까지 다시 끌어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발끝까지 내려온 혈액이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되돌아갈 때는 심장의 힘만으로는 어려우며, 이로 인해 노폐물이 축적되기 쉽다.
그 결과, 혈액순환이 순조롭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심장에 큰 부담을 주게 돼 전체적으로 온 몸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발을 움직이면 하지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펌프역할을 해서 다리에 있는 정맥의 혈액을 심장으로 다시 퍼올려 준다.
발에는 인체의 여러 장기와 직접적인 신경반사적 교감이 오가는 반사점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어 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육체 피로가 가중될 뿐만 아니라 체내 여러 내장기관이 약화될 수 있다.
발마사지는 서양에서는 '발반사요법'(foot reflexology)이라고 해서 발에 있는 반사점을 자극해 온몸의 기능을 다스리는 반사요법으로 자리잡았으며, 한의학의 경락, 경혈점과 서로 통한다.
발 지압의 대표적인 효과는 인체 각 기관을 생리적으로 자극해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 및 질환의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발반사요법이 간편하고 효과가 뛰어나며 부작용이 거의 없는 자가치료법으로 정립되긴 했지만 발마사지가 모든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몸의 이상이나 질병 증상이 심하면 전문 의료인의 진찰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대통령 한방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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