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KCC(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측이 뮤추얼펀드를 통해 매입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1%를 공시위반 혐의로 다시 토해내야 할 위기에 몰렸다. 이 경우 신한BNP파리바 투신운용의 사모펀드 지분(12.82%)을 포함해 정 명예회장 측이 확보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0% 정도는 경영권 다툼에서 효용이 없어질 전망이다.KCC 지분 의결권 제한
금융감독원은 21일 한국프랜지공업이 제출한 지분매입 정정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KCC측이 유리패시브·유리쥬피터·유리제우스 등 3개 뮤추얼펀드를 통해 매입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1%는 지분변동보고 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뮤추얼펀드의 소유자가 정 명예회장의 특수관계인으로 판명돼 '기존에 주식을 보유한 특수관계인이 1%이상 지분변동이 있을 경우 5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지분은 즉각적으로 향후 6개월간 의결권 행사가 전면 제한된다"며 "공시위반에 따른 제재조치로 현재 지분처분명령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정 명예회장측이 신한BNP파리바 투신운용의 사모펀드를 통해 매입한 12.82%에 대해서도 신고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에 의결권 제한대상이 되는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린 상태.
현재 정 명예회장과 KCC측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총 31.25%. 따라서 뮤추얼펀드의 7.81%와 사모펀드의 12.82% 등 20.64%의 의결권이 제한될 경우 정 명예회장의 의결권은 10.61%로 떨어지게 된다. 반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측의 우호지분은 김문희 여사의 18.93%를 포함해 26.16%로 이를 훌쩍 넘어서,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유상증자 성공가능성 높아져
현 회장측이 추진하고 있는 국민주의 최종 발행가가 예정가보다 훨씬 낮은 3만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강연재 현대증권 경영전략본부장은 이날 "주가와 거래량을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최종 발행가액은 3만1,900원으로 산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19일 발표된 발행예정가 4만900원보다 9,000원이 낮은 금액이다. 이 경우 무상증자분(1주당 0.28주 배정)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청약 취득가액은 2만4,900원으로 떨어져 일반인과 기관투자가의 가격 부담이 대폭 줄어 일반 공모 성공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날 오후 최대주주가 김문희씨외 6인에서 정 명예회장측인 'KCC외 10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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