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에서 15일과 20일 잇따라 연쇄 차량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이곳이 갑자기 테러 중심 무대로 부상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CNN 등 외신들은 터키 국민의 다수가 이슬람교도임에도 불구하고 세속국가로서 뚜렷한 친서방 노선을 걸어 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테러의 배경으로 터키가 미국과 영국의 동맹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유럽연합(EU) 회원국 후보로서 서방과 맺고 있는 특수한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터키 정부가 이념적으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주창한 급진적 지하드(성전) 노선에 명백한 반대 입장을 취해온 점도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근본주의자의 시각에서 터키는 이슬람 진영도 서방세계의 일원도 아닌 '회색분자'로 비칠 수 밖에 없다.
이런 분석은 친서방이나 중도노선을 취하는 모든 이슬람 국가들은 잠재적인 테러 대상국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친미 국가인 쿠웨이트와 사우디 아라비아는 물론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고 있는 이집트와 요르단도 언제든지 테러의 표적이 될 개연성이 있다.
테러가 이스탄불에서 발생했지만 구체적인 타깃은 유대인(15일)과 영국 시설물(20일)이란 점도 주목거리다.
런던의 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는 20일 "해외 영국 시설물을 노린 것은 테러범들의 영국 본토 침입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슬람을 탄압하는 서방국가를 대상으로 테러가 용이한 지역에서 상징적인 공격을 가하되 이슬람 세계의 공분을 초래할 행위는 피한다는 분석이다.
이슬람권에 있는 미국과 영국 시설물은 어느 것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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