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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2.3% 성장 의미/바닥탈출 신호… 회복은 더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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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2.3% 성장 의미/바닥탈출 신호… 회복은 더딜듯

입력
2003.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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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과 건설투자가 호조를 보이면서 3분기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 비해 조금 나아져 '바닥 탈출'의 시그널을 보여 주었다.그러나 소비가 살아날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기업들이 투자의욕을 갈수록 상실하고 정치 불안, 재벌에 대한 비자금 수사와 카드 부실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 증폭되고 있어 회복세는 매우 더딜 것으로 보인다.

경기 바닥탈출 조짐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었던 2분기 성장률(1.9%)과 비슷할 것으로 우려됐던 3분기 성장률은 수출 호조 덕분에 2.3%를 기록했다. 2분기를 바닥으로 경제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태풍 등 비경제적 요인 때문에 부진했던 농림어업(-5.6%)을 제외하면 제조업(2.4%), 건설업(8.3%), 서비스업(1.8%)이 모두 호조를 보여 경제에 조금씩 '온기'가 돌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 계절변동조정을 한 실질 GDP는 전기대비 1.1% 증가하며 올 1분기(-0.4%)와 2분기(-0.7%)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수출만 나홀로 성장

이처럼 경기가 미약하나마 호전 기미를 보이는 것은 순전히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3분기 중 수출은 미국 등 선진국 경기 회복과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작년 동기대비 16.8%가 늘어 2분기의 10.2%보다도 증가율이 높았다. 특히 중화학공업제품 수출이 19.3% 늘어 수출 신장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소비와 투자는 2분기 연속 뒷걸음질쳤고 특히 설비투자는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 수출 일변도의 기형적 경제구조를 나타냈다. 내수의 성장 기여율은 2분기의 -7.8%에서 -30.9%로 추락한 반면 수출의 성장 기여율은 107.8%에서 130.9%로 상승했다. 우리경제의 성적표가 겉으론 개선되고 있지만 내용상으론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 심화로 더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연간 3% 성장 가능할까

3분기 중 경제 여건이 다소 개선되면서 연간 성장률 3%대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경제 회복, 중국의 고성장 지속 등으로 4분기 들어서도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 불안과 카드 부실 등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동요, 노사 갈등, 대출 억제에 따른 가계의 자금 압박, 미국과 우방에 대한 알 카에다의 테러 위협 등은 경제를 짓누르는 악재가 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경제가 'U자' 보다는 'L자'에 가까운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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