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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대학생되니 공부욕심 더나요"/용인대 경찰행정학과 합격 삼구개발 구자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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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대학생되니 공부욕심 더나요"/용인대 경찰행정학과 합격 삼구개발 구자관 회장

입력
2003.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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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돈이 없어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한을 평생 품고 살았는데 늦게나마 공부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쁩니다."남들이 은퇴할 나이에 용인대 경찰행정학과에 늦깎이로 합격한 구자관(59·사진) 삼구개발 회장은 "합격이 힘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뜻밖에 생애 최대의 선물을 받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용인대는 최근 수시모집을 위한 면접시험에서 일반 학생선발과는 별도로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구 회장 등 14명을 뽑았다.

경비·시설관리, 인재파견 전문업체인 삼구개발을 경영하고 있는 구 회장은 공부에 한이 맺혀있는 만학도. 지금 운영하고 있는 회사를 국내 경비 용역업체 중 10위 권의 기업으로 키웠지만 어린 시절 가난을 달고 다닐 정도로 밑바닥 인생을 전전했다.

초등학교 때 부친의 사업실패로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지면서 등록금을 내지 못했다. 결국 졸업장도 받지 못하고 남몰래 눈물을 흘려야 했다. 돈이 없어 중학교는 당시 한 경찰관이 사비로 운영했던 서울 정릉천 주변의 '천막학교'를 다녔다. 검정고시로 용문고(야간)에 들어갔는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졸업장이 이때 받은 것이다.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온갖 궂은 일을 다 했다. 구두닦이와 신문배달은 물론 '아이스케키' 통을 들고 거리를 누볐고 밤에는 메밀묵 장사도 했다.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며 낮에 서울 돈암동 주변 솔공장에서 기술을 익혀 가내 솔공장을 차려 독립했다. 솔공장에 이어 왁스공장까지 차렸지만 벌이가 신통치 않아 1976년 경비용역사업으로 전환했다.

2월초 한국경비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구 회장은 "대학 졸업에 만족하지 않고 힘이 닿는 한 석·박사학위도 취득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구 회장은 1990년대 초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수강한 것이 인연이 되어 90년대 중반 '노사랑(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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