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인 랜드 지음·정명진 등 옮김 민음사 발행·전5권 각권 1만2,000원
에인 랜드(1905∼1982·사진)는 소설 '아틀라스'는 '독자가 뽑은 20세기 위대한 책 100선' 중 첫째로 꼽혔지만(미 랜덤하우스 설문조사) 학계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은, 매우 극단적인 작가다. 러시아 태생인 그는 고향에서 일어난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족의 재산이 몰수된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자유는 개인적 권리이며 자유를 빼앗는 국가의 강제적 행위는 부도덕하다는 그의 신념은 '객관주의'라는 사상으로 맺어졌다. 방대한 분량의 장편 '아틀라스'에는 당연히 저자의 우파 자유주의적 철학이 담겼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틀라스는 천공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은 신이다. 이 책에는 '지구를 떠받치기를 거부한 신'이라는, 소설의 내용과 맞닿는 부제가 달렸다. 배경은 생산 없는 분배, 발전 없는 평등주의가 지배하는 미래 사회. 권력은 부패하고 경제는 만성 불황에 시달린 지 오래다. '정부의 포퓰리즘'에 반기를 든 기업가와 기술자, 학자, 예술가, 의사 등 '창조적 소수'가 파업을 선언하고 사라져 버린다. 관료들은 대책 없이 헤매고, 국민들은 무기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사회는 기능이 마비돼 간다. 명백히, 개인의 자유보다 집단의 명분을 앞세우는 국가 체제에 대한 작가의 비판이다. 철저한 자본주의 사상 뒤로 작가의 개인적 이력이 겹쳐지면서, 그가 특별히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중 독자들에게 지지와 추앙을 받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김지영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