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가 19일 2004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에 10대들 사이에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터넷 소설가 귀여니(본명 이윤세·18)양을 연기예술학전공 과정에 합격시키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소식이 알려지자 무려 200여명의 학생들이 대학 홈페이지에 접속, "한글파괴의 주범을 6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에서 '특기자'로 받아들인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입학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이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또 "이양의 소설은 아직 문학성 면에서도 검증이 안된 상태다"라고 지적하고 "전국의 국어 선생님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성토했다.한글단체 관계자들도 이양의 합격소식에 "학교측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글문화연대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한글의 위세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으로 청소년들이 한글파괴에 더욱 무감각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학교측이 해명에 들어갔다. 21일 오전 이양이 입학한 연기예술학전공 과정의 정진수(59) 주임교수는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양의 소설이 모두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어서 수시모집 응시자격인 '방송연예활동경력'으로 인정했다"며 "특히 이양의 글을 읽고 드라마 작가로서의 소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양은 2001년 3월부터 인터넷에 소설 '그 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등의 작품들을 잇따라 연재해 10대들로부터 인기를 누려왔지만 자신의 소설에 맞춤법을 무시한 구어체 문구와 'ㅋㅋㅋ' '^―^'등의 이모티콘 문자 등을 남발해 한글보호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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