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내 친구들유니세프 지음·최재숙 옮김 삼성출판사 발행·1만 8,000원
어린이 인권 선언
헬메 하이네 등 11인 그림·노경실 옮김·어린이중앙 발행·8,000원
11월20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어린이의 날이다. 1989년 이날 유엔 총회에서 아동권리협약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차별이나 학대를 받지 않고 존중 받고 보호 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이 책임을 다 하자는 다짐이다.
그러나 실제로 어린이는 툭 하면 어른들의 이기심 혹은 자의적 판단에 희생되곤 한다. 전쟁이나 가난, 질병 등으로 가장 고통 받는 것도 어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생활고에 시달린 부모가 아이들을 죽이고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때맞춰 나온 '세계의 내 친구들'과 '어린이 인권 선언'은 그래서 눈에 띈다. 이 두 권의 책은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인권 교육서이다. 동시에 어른들로 하여금 어린이의 인권을 돌아보게 만드는 자성의 책이기도 하다.
'세계의 내 친구들'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영국의 어린이책 출판사 DK가 함께 만든 다큐멘터리 화보집이다. 세계의 어린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유엔 아동 권리 협약의 내용 중 '생존, 발달, 보호, 참여' 라는 네 개의 큰 주제를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큼직한 판형에 생생한 사진을 많이 싣고 구석구석 간결하면서도 적절한 설명을 넣어 작은 백과사전을 보는 듯하다. 전쟁과 가난에 허덕이는 나라부터 잘 사는 선진국까지 세계의 어린이들이 무엇을 먹고 입고, 어떤 집에 살고, 어떻게 놀고 배우고, 무엇 때문에 기뻐하고 슬퍼하는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엮었다.
이 책에서 새삼 깨닫는 것은 나라마다 어린이의 인권 현실이 크게 차이 나는 불평등 현상이다. 지금도 5∼14세 어린이 2억 1,000만 명 이상이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고, 영양 실조로 괴로움을 겪는 어린이가 1억 5,000만 명이나 된다. 1990년대에만 전쟁에서 죽은 어린이가 200만 명이 넘고 지금도 매년 30만 명의 어린이들이 전쟁터에 군인으로 내몰리고 있다. 어린 독자들은 세계 여러 나라 어린이들의 다양한 삶을 만나면서 기본적 권리마저 누리지 못하는 친구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특히 저마다 현실의 도전을 극복해가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사뭇 감동적이다.
'어린이 인권 선언'은 그림책이다. 유엔이 제정한 어린이 인권 선언 10개 항을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쉬운 글로 바꾸고 조항마다 아름다운 그림을 곁들였다. 독일 일본 네덜란드 작가 10명이 그린 그림에 우리나라 작가 백지혜씨의 그림을 보태어 엮었다. 저마다 독특한 개성으로 빛나는 멋진 그림들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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