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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직/ 한국프뢰벨 김석진 미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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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직/ 한국프뢰벨 김석진 미술부장

입력
2003.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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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뢰벨 김석진(42·사진) 미술부장은 '부장'이란 직함 대신 '아트디렉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7년간 동화책에 그림을 그려온 그는 대부분의 동화 일러스트 작가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가운데서 보기 드문 샐러리맨이다. 이 회사 미술부의 창립 멤버 중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람도 그가 유일하다.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 부장은 입사 6개월만에 회사와 동화 일러스트를 그만둘까 고민도 했었다. 결혼을 앞두고 안정적인 생계를 위해 찾은 직장이라는 안일한 생각에 젖어있었다. 하지만 당시 직장 상사가 건네준 사진 한 장이 그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언뜻 보면 초로의 신사가 책을 보는 장면이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할아버지가 손자를 위해 책을 고르는 것이었어요. 지금까지도 가끔 그 사진이 떠오릅니다."

동화 일러스트 작품 중 80% 정도는 성과물이 '데뷔'에까지 이르지 못한다. 이 때문에 많은 작가들이 이 직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 현실. 김 부장도 마찬가지였지만 어린이를 위한 그림이 너무 좋아 그만둘 수 없었다. 김 부장은 "동심을 이해하고 어린이들과 친숙해지기 전에는 동화 일러스트를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는 일러스트에서 그치지 않고 욕심을 더 낸다. "그림책에서 글과 그림이 서로 겉돌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동화 그림을 제대로 그리려면 글에 대한 이해수준도 높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그와 함께 일하는 30여명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모두 글쓰는 훈련을 받는다.

프리랜서 기질이 강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회사 조직 속에서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미술부 나름대로의 근무 여건도 찾아냈다. 미술부 사무실을 회사 옥상에 만들어 자유로운 출퇴근이 가능하게 하는 등 타 부서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아빠의 그림책이 가장 좋다"는 두 딸이 자신의 그림책을 보며 자라나는 걸 지켜보면서 동화 일러스트의 길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도 굳어졌다. 김 부장은 "동화 일러스트는 회화 실력 이외에도 필요한 소양들이 많다"며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이 일에 도전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다"고 말한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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