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주)LG 보유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LG카드에 신규자금 2조원을 지원키로 하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던 LG카드 문제는 일단 타결됐다.그러나 LG카드가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채권단은 (주)LG 주식을 처분할 수 있어 향후 그룹 경영권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20일 "구 회장이 지주회사인 (주)LG 지분 5.46%(시가 1,236억원)를 비롯해 LG카드(3.16%), LG투자증권(0.12%) 지분 등 사재를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며 "이에 따라 신규자금 2조원을 LG카드에 지원하고 2조1,000억원 규모의 LG카드 채권은 LG카드가 정상화할 때까지 만기 연장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채권단에 제출한 확약서를 통해 "자본 확충과 대출금 상환 등 자구(自救) 일정이 순조롭게 이행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담보 주식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주)LG 지분을 내놓기로 한 것은 그룹 경영권을 담보로 LG카드를 살리겠다는 결단으로 봐야 한다"며 "LG카드가 내년 상반기까지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채권단이 담보권을 행사, 구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의 담보 제공에 따라 우리은행 등 8개 채권은행은 이날 신규자금 2조원 지원에 필요한 분담액 조정회의를 열고 은행별로 1,000억∼5,000억원의 할당액을 확정했다. 할당액은 농협 5,140억원, 국민은행 4,370억원, 산업은행 2,878억원, 우리은행 2,463억원, 기업은행 1,685억원, 하나은행 1,297억원, 신한은행 1,137억원, 조흥은행 1,030억원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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