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출신의 탈북자 전용일씨가 북송위기에 몰려 있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전씨의 입국을 후원해 온 납북자 가족모임측이 그의 체포사실을 알려왔을 때 국군포로임이 확인될 경우 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공안당국은 이례적으로 전씨를 체포 장소인 항저우에서 북한과의 국경지대인 투먼의 수용소로 신속하게 압송했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전씨는 투먼에서 북한에 송환된다.생사 여부와 신원이 확인된 국군포로 1,186명의 문제는 정부에게 주어진 커다란 숙제다. 1,186명 중 생존이 확인된 경우는 5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씨가 국군포로 명단에는 빠진 채 전사자로 처리돼 있음이 보여주듯이, 실제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1994년 이후 32명의 국군포로 출신이 귀환에 성공했지만, 모두가 개인적 차원의 노력에 의한 것이다.
납북자가족모임의 주장에 의하면 전씨는 9월15일 베이징으로 와 한국대사관 출입이 가능한 조선족을 통해 국군포로임을 밝히며 선처를 요청했으나 묵살당한 것으로 돼 있다. 탈북 러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사관측이 "국군포로임을 확인하겠다"거나 "알아서 한국으로 가라"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전씨는 항저우로 가서 위조여권을 이용해 부인과 함께 한국으로 오려다 중국공안에 체포됐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할 일은 전씨의 귀환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인권차원의 문제인 일반 탈북자와는 달리, 정부는 국군포로인 전씨의 귀환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다. 국가를 위해 싸우다 붙잡힌 포로가 죽음의 땅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수수방관하는 것은 국가로서의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다. 주중 한국 대사관측이 전씨 문제를 소홀히 다루었는지 여부도 마땅히 가려져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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