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의 2대 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이 내년 정기주총 때 SK(주) 주요 이사진(경영진) 교체 의사를 명백히 밝혀 양측간의 표 대결을 위한 지분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소버린의 제임스 피터 대표이사(CEO)는 2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에서 분식회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최태원·손길승·김창근 이사는 물러나야 한다"며 "사임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내년 3월 이사진 교체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피터 CEO는 표 대결을 위해 헤르메스와 템플턴 자산운용 등 다른 외국인 주주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한국의 소액주주들도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각자의 이익을 위해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태원 회장 등 오너일가와 이사진 등 진정한 SK 내부자가 보유한 지분은 6.05%에 불과하다며 "SK측이 주장하는 경영권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주장했다.
피터 CEO는 "SK가 약속한 글로벌 스탠다드와 이사회 독립경영을 믿을 수 없다"며 "유능하고 윤리적인 한국인 이사를 적극 추천할 계획"이라며 '전원 물갈이' 뜻을 내비친 뒤 "이를 위해 여러 주주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사진 교체 가능한가 사외이사 4명을 포함한 SK 이사는 모두 9명으로 이 가운데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황두열 부회장, 김창근 사장 등 6명이 내년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돼 재선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임기가 만료된 이사진의 신규선임은 주식수의 4분의 1 참석과 과반수 찬성, 최태원 회장(만기 2005년 2월)처럼 임기중인 이사의 해임은 주식수의 3분의 1 이상 참석과 투표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결정된다. 현재 지분구조는 최태원 SK(주) 회장 등 오너일가와 SK C&C, SK건설 등 SK계열사의 우호지분이 15.93%이고 소버린의 지분은 14.99%여서 SK측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SK 대응 이에 대해 SK(주)는 소버린측과 표 대결이 벌어지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리사주와 자사주, 우호적 기관투자가 등을 포함하면 SK측 우호지분은 33.54%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SK(주) 관계자는 "소버린의 주장은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대주주인 소버린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지는 게임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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