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요가 빠진 청약시장을 노려라."정부의 잇단 부동산 투기 억제책으로 아파트 분양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분양권 전매금지에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조치 등 '10·29 대책'의 후속 조치들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투기 세력이 빠진 분양 시장에서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들이 분양 시장의 주인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무주택 우선공급 물량이 50%에서 75%로 늘어나면서 35세 이상, 5년 이상 무주택자들은 신규 분양시장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바뀐 청약 환경을 활용한다면 내 집 마련 기간을 앞당길 수 있다.
실수요자 분양열기 '후끈'
가수요 이탈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택지지구 등 입지여건이 우수한 곳에서는 실수요자만으로도 높은 청약·계약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9일 무주택 우선순위 청약접수를 시작으로 20일부터 본격적인 청약접수에 들어간 경기 파주시 '교하 동문 굿모닝힐'(3,003가구)도 14일 모델하우스 오픈 이후 하루 평균 6,000명 이상 다녀가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용인 수지에서 1,183가구를 분양한 LG건설도 1순위 청약에서 대부분 마감됐으며 잔여 가구인 58평형 100여가구가 2순위 청약에서 모두 마감됐다.
최근 분양계약을 마친 성남시 태평동의 쌍용 스윗닷홈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90%가 넘는 초기 계약률을 기록했다.
연말까지 공급 봇물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전국에서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을 빼고 분양되는 아파트는 4만여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내달 4일부터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서울 11차 동시분양에서 15곳, 1,67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두산건설은 답십리동 답십리13구역을 재개발해 25∼43평형 총 516가구 중 7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한솔건설도 염창동 한강연립을 허물고 총 455가구를 새로 짓는다. 대우건설도 응암1동 응암6구역을 재개발해 23∼40평형 361가구 중 107가구를 분양한다.
수도권지역에서는 용인 1만6,380가구, 인천 1,540가구 등 총 1만9,600가구 가량이 공급된다. 부산에서도 2,000가구 가량의 아파트가 선을 보이며 경남권 5,000가구, 충남 4,000여가구 등이 올 연말까지 지방 분양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무주택자, 수도권 유망지 주목해야
청약 당첨 기회가 크게 늘어난 만큼 실수요자들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자신이 원하는 입지의 아파트를 고르는 신중한 자세가 요망된다. 가수요가 빠진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 시장에서는 단지간 청약·계약률은 물론 프리미엄 차이도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의 경우 투기 세력이 빠진 지금이 내 집 마련을 위한 적기"라며 "특히 무주택자라면 분양가가 비싼 서울보다는 개발 호재가 많은 수도권 유망지역의 신규 분양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