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12월 4일부터 어김없이 자선냄비가 거리에 등장한다.자선냄비 옆에서 군대식 제복의 사람들이 종을 울리는 모습은 크리스마스캐롤과 함께 12월의 차가운 거리를 따뜻하게 만드는 대표적 풍경이다.
그러나 자선냄비의 유래나 구세군에 관한 내용은 일반에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자선냄비사업을 위해 일시적으로 모인 조직쯤으로 여기기 쉽지만 구세군(The Salvation Army)은 엄연한 기독교의 한 교파다. 다른 교파처럼 교회와 교리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사회봉사 활동에 큰 역점을 두고 있어 교회이면서 동시에 사회봉사단체라고 볼 수 있다.
구세군의 창설 목적 자체도 빈민구제다. 감리교 목사였던 월리암 부쓰가 1865년 영국 런던의 슬럼가 빈민을 돕기 위해 만든 '기독교선교회'가 그 모태. 이 단체가 1878년 '구세군'으로 이름이 바뀌어 빈민들의 영적 사역 뿐 아니라, 음식과 숙박시설 등을 포함한 사회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특징적인 것은 군대의 조직형태를 상징적으로 따왔다는 점. 하느님의 군사로서 사회악에 맞서 복음을 전파하는 단체라는 뜻이다. 구세군 교회 구성원들은 '병사'로, 성직자들은 최고지도자인 '대장'에서부터 '정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계급으로 나눠진 '사관'으로 불린다. 성직자 교육기관도 '사관학교'로 불리며 '하사관'은 무보수로 교회일을 맡아 봉사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자선냄비는 구세군의 대표적인 사회사업이다.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구세군 사관이 성탄절을 맞아 굶주림에 시달린
1,000여명의 도시 빈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안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그는 주방에서 사용하던 큰 쇠솥을 다리를 놓아 거리에 내걸고는 그 위에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는 문구를 써붙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빈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만큼의 충분한 기금이 모였고, 자선냄비는 이후 성탄절의 대표적인 자선행사로 자리잡았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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