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해킹대회 입상자 및 해커 지망생 4,4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국내 최대 규모 해커 그룹이 적발됐다.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는 19일 회원들에게 해킹 정보를 주고, 각종 사이트를 해킹하도록 했다가 수사가 시작되자 서버와 하드디스크, 자료 등을 은닉 또는 폐기한 홍모(24)씨 등 2명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홍씨가 운영자인 '와우해커'(wowhacker.co.kr)의 회원으로 가입, 인터넷 쇼핑몰 등 90여개 사이트를 해킹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한 박모(17)군 등 11명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해킹 비법을 네티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2000년 5월 해킹 관련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같은 해 6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주관 제1회 세계정보보호 국제해킹대회에서 최고 성적으로 입상했다. 홍씨는 최고 해커로 인정받아 곧바로 컴퓨터 보안전문업체에 스카우트됐으나 그 해 11월 각종 사이트를 해킹해 불구속 입건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전과'는 오히려 해커로서의 명성과 경력을 쌓는데 보탬이 돼 홍씨의 사이트엔 해커 희망자가 4,400여명이나 몰렸다. 홍씨는 이들을 실력에 따라 9단계로 구분, 단계별로 승급시키기 전에 반드시 해킹비법에 대한 시험이나 유명 사이트 해킹 경력 등을 요구했다. 경찰조사결과 세계 해킹대회 2위 입상 경력이 있는 박군은 지난해 8월 정부기관과 H그룹의 서버에 침입하는 등 14개 사이트를 해킹했다.
경찰은 2001년 교육부 후원 전국 해킹경진대회 동상 수상자인 전모(19)군이 지난해 9월 S대 사이트를 해킹, 대학 합격자 정보를 빼내는 등 해커들이 유명 인터넷 쇼핑몰, 대기업 및 포털업체 사이트, 게임업체 사이트 등을 해킹, 260여만명의 회원정보를 유출했다고 밝혔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