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8일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 나흘간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테러에 대비한 사상 유례없는 철통 경비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번 방문에서 부시 대통령은 영국인을 비롯한 전세계에 다시 한 번 이라크전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부시의 새 평화 구상 나오나
부시 대통령은 19일 런던 화이트홀에서 열린 외교정책 기조 연설에서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하며 "2차 대전 이후 유럽이 독일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은 것처럼 우리는 지금 이라크와 중동의 민주주의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민주화가 실패하면 이라크는 우리를 파괴하려고 하는 테러범들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평화와 안보증진을 위한 '세 기둥'을 제시할 것"이며 "그것은 효율적 다원주의 평화 수호를 위한 무력사용 필요성 전세계에 민주적 가치 전파"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20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만나 이라크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보이지 않는 방문자"
부시 대통령은 이번 영국 방문 기간동안 테러에 대비, 대중과의 만남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그는 18일 런던 도착 직후 예정돼 있던 9·11테러 영국인 희생자 가족과의 만남 행사를 안전상의 이유로 취소했다. 또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외빈에 대한 전통적 의전인 버킹엄궁까지의 마차 행진 역시 경호상 이유로 생략했다. 이 때문에 영국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부시를 '보이지 않는 방문자'라고 비꼬았다.
한편 20일 반전단체의 대규모 시위가 예정된 가운데 영국 경찰은 1만 4,000여 명의 병력을 배치,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17일 삼엄한 경비를 뚫고 60대 할머니가 버킹엄궁 정문에 올라가 2시간동안 '부시 반대'를 외쳤는가 하면, 신문 기자가 위조 신분증으로 버킹엄궁에 잠입해 취재하는 등 곳곳에서 허점이 발견됐다. 일간 데일리 미러는 "부시 일행의 아침식사에 독약을 넣을 수도 있었을 만큼 보안이 허술하다"고 보도했다.
국빈방문 논란
영국 버킹엄궁은 부시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빈 방문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영국을 방문했지만 '할아버지의 나라'임을 자처해 온 영국은 자존심을 내세워 단 한 번도 최상급 의전을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측은 "국빈 방문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은 1918년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이 첫 국빈 방문을 했다는 입장이고, 국무부는 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방문도 국빈 방문이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는 까다로운 의전 기준을 양측이 서로 다르게 해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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