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최근 유엔 및 각국 외교공관을 노린 테러가 급속히 확산돼 양국의 전후복구에 참여하려는 국제사회에 비상이 걸렸다.이 같은 테러 움직임은 미국은 물론, 미국의 대 테러 명분에 동참하는 국가에 무차별적으로 확산돼 이라크 파병을 준비 중인 국가들에도 적잖은 혼선을 가져오고 있다.
18일 이라크 바그다드의 일본 대사관 인근 총격사건과 하루 전 아프간 카불의 한국 대사관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 첩보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의 테러 위협이 전방위에 걸쳐 점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은 19일 "(테러경고가 있었다고 해서) 일일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결연한 자세를 보였지만,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문제가 미·일 간 현안으로 대두된 상황에서 이 같은 사건이 터져 내심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 등으로 미국을 돕는 국가에 테러를 가하겠다는 알 카에다의 경고가 실행으로 옮겨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 주둔 이탈리아군에 대한 차량폭탄 테러와 터키 이스탄불의 유대교회당 자살폭탄 테러도 알 카에다가 미국의 이라크 전후처리안에 동조하는 국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란 게 중론이다.
아프간에서는 한국대사관 테러첩보가 입수되기 하루 전인 16일 남부 가즈니에서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소속 프랑스 여직원 베니타 구와스라르(29)가 유엔표지가 부착된 차량을 타고 가다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유엔 직원이 아프간에서 테러로 사망한 것은 2001년 말 종전 후 처음이다. 같은 날 동부 파크티아에서 유엔차량에 대한 폭탄 공격이 있었고, 11일 남부 칸다하르의 유엔사무실 인근에서도 차량폭탄이 터져 3명이 다치는 등 1주일 새 유엔을 겨냥한 테러가 연이어 3차례 발생했다.
영국 BBC 방송은 "탈레반이 서방 주도의 전후재건을 저지하기 위해 유사한 테러를 계속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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