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원기 의장이 19일 돌연 휴가를 떠나자 "당무 운영에 대한 소장파의 잇딴 문제 제기에 불만을 갖고 몽니를 부리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이재정 총무위원장은 "김 의장이 대선 이후 거의 하루도 쉬지 못해 사흘간 휴가계를 냈다"면서 "휴가 기간 건강을 살피고 당 진로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의 한 측근도 "김 의장의 오른쪽 눈에 든 멍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다 피로가 쌓인 것 같다"면서 "지방으로 돌아다니면서 충분히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그러나 당내에선 즉각 김 의장이 당 대표격인 중앙위의장 직선제 등을 둘러싸고 정동영 의원 등 소장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레 휴가를 떠난 점을 들어 '몽니설'이 나돌았다. 최근 자신을 겨냥,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는 소장파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당무를 중단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이 최근의 상임중앙위원 인선 잡음과 노무현 후보의 대선자금 문제 등에 대해 '김원기―이상수 책임론'을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한 것도 김 의장의 심사를 뒤틀리게 했다는 후문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김 의장이 한 중앙위원에게 '이대로 못 하겠다. 그만두고 싶다'고 해 말린 적이 있다"고 전해 김 의장이 자신의 거취를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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