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예결위에서는 검찰의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등을 놓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강금실 법무장관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이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 간에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이 벌어져 정회 사태가 빚어졌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SK로부터) 돈을 받은 한나라당 국장은 구속됐는데 돈을 준 사람은 멀쩡하다"며 "(손길승 SK회장과 검찰간에) 플리바겐(plea bargain) 의혹이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이어 "검찰이 외압에 의해 최도술씨와 공범 관계에 있는 이영로씨 조사를 회피했던지, 뭔가를 숨기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강 장관은 이에 대해 "확인되지 않거나 확인 할 수 없는 사실을 나열해 검찰에 대해 악의적으로 말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이 의원이 계속해 "(노 대통령이) 코드가 맞는 송광수 검찰총장을 기용했다"고 주장하자 강 장관은 "송 총장께 '코드가 맞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우리당 이강래 의원과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 간에 욕설이 오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강래 의원이 이성헌 의원의 발언 도중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자 이병석 의원이 거친 표현을 쓰며 저지한 게 발단. 이강래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병석 의원에게 따졌고, 이병석 의원은 "이강래 의원이 욕(XX새끼)을 하면서 마이크를 던지려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강래 의원은 "이병석 의원이 먼저 욕설을 퍼부었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강래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며 정회를 주장했고 우리당 의원들은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대응, 결국 30여분간의 대치 끝에 오전11시15분께 정회가 선포됐다.
오후 6시에야 속개된 회의에서 이강래 의원은 "부적절한 언행을 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으나 양측의 감정 대립은 계속됐다.
우리당 김태홍 의원이 "한나라당이 1996년 안기부 자금을 쓰고, 검찰의 SK 비자금 사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최도술 사건에 대해 하루종일 성토하는데 질렸다"고 비난하자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근거 없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소리쳤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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