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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국세인" 이훈구 조사관/"조폭이라도 세금은 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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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국세인" 이훈구 조사관/"조폭이라도 세금은 내야죠"

입력
2003.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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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의정부 일대에선 친구들과 술 한잔 할 수도 없게 됐어요."18일 국세청의 '11월의 국세인'으로 선정된 의정부세무서 조사과 이훈구(38·사진) 조사관은 수상소감을 묻자 이같이 밝히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 조사관이 이처럼 말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 조사관은 지난 달 10일부터 보름간 의정부내 조직 폭력배들이 운영하는 대형 술집 20곳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 의정부내 최대 조직폭력 조직인 '세븐파'의 보스 강모(38·구속)씨 등 11명을 조세범처벌법위반(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이들을 상대로 63억원의 포탈세액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조사관은 조사과정에서 이들 조직 폭력배로부터 3∼4차례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는 "2∼3명의 조직 폭력배들이 사무실까지 찾아와 '세무조사를 중지하지 않으면 같이 죽을 수 밖에 없다'며 달려들 때는 내심 겁도 났다"며 그 이상의 위협도 있었지만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가 조사에 착수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조세포탈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무혐의로 풀려난 세븐파 보스 강씨와 관련해 검찰측이 지난 7월 협조를 요청하면서다. 그러자 이 조사관은 검찰측에 '세무서가 갖고 있는 위장사업자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제공할 테니 수사를 의정부내 대형유흥업소 전체로 확대하자'고 적극 제의, 검찰과 공동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 조사관은 관내 400여개의 유흥업소 중 탈세혐의가 있는 대형 업소 20곳을 정밀 조사, 최근 이들 업소의 실소유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세븐파 보스 강씨가 98∼2002년 '희야성'이란 술집을 가족과 마담, 조직원 등 속칭 '바지사장' 6명의 이름으로 운영하며 특소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 32억원을 빼돌린 사실을 밝혀내고 강씨를 검찰에 재고발, 지난 9월말 구속케 했다. 또한 강씨가 숨겨놓은 21억원 상당의 오피스텔을 찾아내 세금으로 압류하기도 했다.

세무대학 3기로 1985년 8급 서기로 국세청에 발을 들어놓은 이 조사관은 그동안 본청 조사국에서 조사기획을 맡아왔으며 2001년초 부패방지위원회에 파견됐다 지난 7월 복귀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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