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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사고친" 스타 구하기

입력
2003.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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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구단의 홍보팀은 스타플레이어가 사회적인 물의를 빚는 사고를 저질렀을 때 비상체제에 들어가게 된다. 사태의 조기수습도 중요하지만 가닥을 잘못 잡았다가는 관중동원이나 스폰서의 유지, 언론 혹은 지역사회와의 호의적인 관계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같은 사안이라도 운동 선수, 특히 스타일 경우 관련기사가 신문 사회면을 장식할 확률은 당사자가 학생이나 다른 직업 종사자일 때 보다 훨씬 높기 마련이다.스타플레이어가 경기에서 보여주는 고급기술은 스포츠면의 소재지만, 일반인의 수십배에 달하는 수입을 올리는 사람이 물의를 일으키는 것은 사회면의 훌륭한 소재일 수 있다. 만일 스타의 사회적인 물의가 신문 사회면 기사로 장기간 장식될 때는 구단운영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언론담당 부서인 홍보팀에 비상이 걸리는 것이다.

이때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미국의 스포츠마케팅 전문가인 멜빈 헬리처(Melvin Helitzer)의 권유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는 저서 '꿈의 직업(The Dream Job)'에서 '위기 시 홍보담당자가 취해야 할 행동수칙 10가지'를 제시한다. 사태가 확대되기 전에 조기에 진압할 것, 신속한 처벌조치를 내릴 것, 필요하다면 희생양을 만들 것 등인데 그 중에는 생각하기에 따라 서로 상충되는 두 가지 수칙이 있다.

세부설명을 보기 전에는 그가 제시한 10가지 수칙 중 '오리발 내밀기'와 '솔직한 사과'는 분명히 서로 상충되는 수칙이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때 오리발을 내고 또 어떤 경우에 솔직히 사과해야 된다고 했을까. 먼저,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는 확신이 섰다면 끝까지 오리발을 내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나만 입을 다물면 아무도 모를 일을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다. 물론 일반인의 행동이라면 문제거리가 아니지만 스타플레이어이기 때문에 큰 물의가 이는 사고라는 등식이 성립될 경우이다. 그 외의 경우 아무리 골치 아픈 문제라도 솔직한 사과 한마디가 사태를 진정시키는 특효약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고 우리 주변에서 그런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다.

또 오리발를 내밀거나 사태의 의미를 축소할 때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된다. 오리발이 빚은 최악의 선례는 메이저리그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였던 피트 로즈를 들 수 있다. 그는 도박연루 사실을 끝까지 부인하다가 명예와 부를 한 순간에 날려버린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로 꼽힌다. 부분적으로는 잘못을 인정했지만 축소했다가 큰 낭패를 초래한 대표적인 사례는 스포츠분야는 아니지만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들 수 있다.

지금 한 스타플레이의 기사가 비교적 오랜 기간동안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는데 원인이 어디에 있든 간에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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