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을 뒤흔드는 엔진 굉음, 한계속도를 넘나드는 초스피드.' 목숨을 건 카레이서들의 광속질주 '포뮬러3(F3) 국제자동차경주대회'가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경남 창원시 두대동 창원국제자동차경주장에서 막을 올린다. 1999년 첫 경기가 개최된 이후 매년 11월 넷째 주 주말에 열리는 이 대회는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이하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수준의 F3경기로 인정받고 있다.포뮬러(Formula)란 길고 낮은 차체 옆으로 두꺼운 타이어가 달린 경주용 자동차.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엔진배기량, 차체의 규모 등에 따라 F1(배기량 3000㎤, 12기통 엔진), F3000(배기량 3,000㎤, 8기통 엔진), F3(배기량 2,000㎤, 4기통 엔진)로 나뉜다.
창원 F3경주는 마카오 그랑프리, 프랑스 파우, 네덜란드 말보로 마스터스와 함께 1년에 1차례씩 돌아가면서 치러지는 FIA공인 국제대회 대회 중 하나. 이밖에 남미, 영국, 일본 등에서 FIA의 공인아래 자체적인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17개국의 선수 28명과 250여명의 임원을 태운 전용기가 18일 김해공항에 도착했고, 역시 화물전용기편으로 수송된 레이싱카들이 창원 공설운동장내 특설경주장에 부려졌다. 이 곳은 평소에는 도로로 사용되다가 행사때만 경주장으로 바뀐다. 수송방식도 재미있다. 차량을 통째로 들여오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차체와 부품을 별도로 가져와 조립하는 팀도 있다. 특유의 현란한 장식을 한 차량과 선수진이 등장하면서 창원벌은 이미 레이싱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불과 이틀전인 16일 오후 2시 마카오에서 결승전을 치룬 지 이틀만에 도착한 터라 선수들의 기량과 컨디션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특히 올해 선수들은 역대 F3대회 사상 최고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창원 F3경기는 올해 열리는 마지막 레이스로, 선수들의 순위를 매김하는 진정한 결승전이기 때문에 각자 최상의 기량을 펼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다.
주목할만한 선수로는 일본 F3대회 챔피언 제임스 코트니, 유로 F3 우승자 리안 브리스코 등이 있다.
21일 연습주행, 22일 예선전, 23일 결승전순으로 진행되는 이 대회는 미리 경기방식을 숙지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우선 예선전에는 각 차량이 서킷(circuit, 경주코스)을 25바퀴를 돌게 된다. 이중 가장 빨랐던 1바퀴의 속도(랩타임)를 비교, 순위를 정한다. 창원경주장의 서킷길이가 3.014㎞이고 순간 최고속도는 시속 250㎞가량. 1바퀴를 도는 데 1분 남짓 걸린다. 나머지 24바퀴는 1바퀴의 최대속도를 내기 위한 워밍업이다. 예선전 성적이 좋아야 결승전 스타트라인 앞자리에 위치할 수 있기 때문에 예선전을 무시할 수 없다. 결승전은 참가 차량이 두 줄로 선 뒤 출발, 25바퀴를 가장 먼저 도는 선수가 우승하게 된다.
이번대회의 또 다른 볼거리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레이싱에 참가한 선수들의 성적을 비교해보는 것.
F1대회에서 81, 83, 87년 3차례 우승한 브라질출신 넬슨 피케의 아들 넬슨 피케 주니어와 82년 월드챔피언십에서 1등을 거머쥔 케케 로스베르크의 아들 니코의 대결은 최대의 관심사다. 국내에서는 이성진(28), 황진우(20) 등 2명이 참가하는 데 이중 황선수의 아버지가 레이서출신인 황원기씨다. 황선수는 8월 강원 태백에서 열린 '아시아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대회에서 우승했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상위권 입상을 노리고 있다.
F3에는 못미치지만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다양한 대회도 마련돼있다. F1800(배기량 1,800㎤), GT1(개조가능, 2000㎤이하), GT2(1,600㎤이하) 등이 대표적. 이들 대회는 국내에서만 공인되지만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의 세계를 만끽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
21일 열리는 경기는 모두 무료. 22일 예선전은 그랜드석 2만원, 매니아석 1만원, 입석 5,000원. 23일 결승전은 각각 3만원, 2만원, 1만원씩이다. 초중고교생은 30%할인된다. 인터넷 농협홈페이지(www.nonghyup.com)에서 예매가 가능하며 당일 현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055)268-1791.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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