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과 대전 등에서 심야에 주부와 여대생을 상대로 납치, 강도행각을 벌여온 30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3월 대전 서구 갈마동에서 귀가 중이던 여대생 문모(20)씨를 위협해 서울 방배동으로 납치, 성폭행하고 190만원을 빼앗은 뒤 집에 전화를 걸어 1억원을 요구한 혐의로 18일 박모(39)씨와 부인 홍모(38)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문씨가 탈출하는 바람에 돈을 받지는 못했다. 박씨는 또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교통사고를 유발, 차에서 내린 주부 이모(48)씨에게 수갑을 채워 2시간동안 납치한 뒤 현금 310만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청담동 사건 현장에서 박씨의 지문을 채취, 전국에 공개 수배했으며, 이후 인터넷 D사이트의 대포폰 거래과정에서 드러난 10여개의 번호를 역추적, 박씨와 통화한 사람으로부터 인적사항을 확인했다. 탐문조사를 통해 박씨의 행적을 확인한 경찰은 17일 오후 9시께 노고산동 다세대주택에서 나오는 박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박씨 집 수색에서 비닐봉지에 분류돼 보관돼 있던 주민등록증 102매, 신용카드 163매, 휴대전화 40여개, 위조 번호판, 흉기 10여점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150차례 이상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같은 지역에서 범행을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 범행지역을 표시해둔 자동차용 지도책도 박씨 집에서 발견했다.
특수강도죄 등으로 10년간 복역한 박씨는 2000년 청송보호감호소에서 출소한 후 사업을 하다 1억원의 빚을 지자 범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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