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광고계를 달굴 최대 이슈는 무엇일까. 아마도 열에 아홉은 이동통신 회사들이 번호이동성과 관련된 CF를 쏟아내며 벌이는 광고 전쟁을 꼽고 있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들은 최소한 500억원 이상이 넘는 시장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내년부터 시행될 번호이동성 제도를 앞두고 신문 광고를 통해 서로를 공격하는 등 치열한 기 싸움을 벌여온 이동통신 회사들이 TV에서 '2라운드' 광고 전쟁에 돌입했다. 번호이동성 제도는 사용자 번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통신업체만 바꿀 수 있는 제도. 덕분에 광고전은 1위 사업자 SK텔레콤이 수성에 나선 가운데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이 치열하게 공격을 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소한 500억 시장 '1라운드'격인 신문광고에서는 경쟁사 비방을 서슴지 않는 물고 물리는 혼전이 벌어졌다. 특히 LG텔레콤은 선두 SK텔레콤을 겨냥해 '자사의 이익을 위해 고객의 이익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SK텔레콤은 "스피드 011, 스피드 010"이라는 카피로 내년부터 번호를 바꾸거나 새로 번호를 받는 가입자가 사용할 이동전화 통합번호인 010을 자사 브랜드화하는 듯한 광고를 내세워 LG텔레콤과 KTF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일단 TV 광고는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신문광고처럼 서로 직격탄을 날리는 혼전 양상으로는 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이동 통신사들이 광고전에 돌입하면서 신이 난 것은 광고 대행사들. 광고 대행사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 광고는 보통 월 150억원 수준인데, 내년 초까지는 최소한 5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광고전 3사3색 TV 광고전은 신문광고를 자제하던 KTF가 먼저 불을 붙였다. KTF는 3사 중에서 가장 먼저 탤런트 이영애와 김민준을 내세운 티저 형식의 CF 2건으로 포문을 열었다. '흥분하라. 기회가 온다. 2004년 1월은 Good Time Chance'라는 카피만 내보냈던 KTF는 후속편에서 KTF로 이동전화 번호를 바꿀 경우 얻게 되는 장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은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15일부터 CF 4건을 동시에 내보내며 "쓰던 번호 그대로 통신회사를 옮긴다면 LG텔레콤"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신문광고에서 SK텔레콤을 정면으로 공격했던 것과 달리 번호이동성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후발 사업자들로부터 맹공을 받고 있는 SK텔레콤은 신문광고에서 논란이 됐던 '스피드 010 브랜드'를 그대로 내세우며 '스피드 011은 당신의 일부이기에'라는 카피의 CF 2건을 방영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 등은 "개인기업이 사유화할 수 없는 번호인 010을 자신의 번호처럼 선전하는 행위는 상도의를 저버린 것"이라며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에 직권재심을 요청했다. 한편 정보통신부는 통신위원회 측에 SK텔레콤의 스피드 010 광고에 법률적 문제는 없는지 검토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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