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학교법인 동국학원 이사장 정대(正大)스님(사진)이 18일 오전 5시 경기 안양시 삼성산 삼막사 월암당에서 입적했다. 세수 66세. 법납 42세. 그는 간 질환으로 올 초부터 투병 생활을 해 왔다.1999년 11월 총무원장에 오른 스님은 조계종의 분규를 수습하고 오랜 숙원인 총무원 청사 건립, 중앙승가대 이전 등을 해결해 역대 총무원장 가운데 가장 행정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얻었다.
1937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스님은 62년 출가, 이듬해 인천 용화사에서 전강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았고, 67년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스님은 여주 신륵사 주지,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재무부장, 총무부장, 중앙종회 부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면서도 도봉산 망월사 선원, 용주사 중앙선원, 수덕사 선원 등에서 참선 수행에 힘써 전강 스님으로부터 받은 '판치생모(板齒生毛·판때기 이빨에 털이 난 도리가 무엇인가라는 뜻)' 화두를 붙잡고 3년 동안 용맹정진한 끝에 중생과 부처가 다름없고, 마음 밖에 부처도 중생도 따로 없다는 경지를 터득했다.
스님은 임기를 10개월 여 앞두고 올 2월 종단안정을 위해 총무원장에서 물러나 동國學원 이사장에 취임, 재정난으로 차질을 빚던 동국대 일산병원 개원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사재를 출연해 은정 장학재단을 설립, 소년소녀가장 등을 지원하는 데도 힘썼다. 영결식은 22일 오전 10시 스님의 출가 본사인 수원 용주사에서 동국학원장으로 열린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임종게 (臨終偈)
올 때도 죽음의 관문에 들어오지 않았고
갈 때도 죽음의 관문을 벗어나지 않았도다
천지는 꿈꾸는 집이어니
우리 모두 꿈 속의 사람임을 깨달으라(來不入死關 去不出死關
天地是夢國 但惺夢中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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