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일월드컵 우승국 브라질과 준우승국 독일이 지난 주말과 이번 주초 치른 A매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구긴 잉글랜드는 각종 스캔들까지 겹쳐 어수선하고, 98프랑스월드컵 4강 진출팀 네덜란드도 지난해 월드컵에 이어 내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에서 마저 예선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17일 2006년 독일월드컵 남미 예선 3차전에서 페루와 1―1로 비겨 연승 행진을 멈추고 중간순위 2위로 내려앉은 브라질은 자국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고 카를로스 파레이라 감독의 지도력까지 도마위에 올랐다.
리우 데 자네이루 일간지 엑스트라는 '진 것 같은 무승부'라는 말로 팬들의 불만을 대변했고, 스포츠 일간지 란세는 "파레이라가 비기는 걸 좋아한다"며 비꼬기에 열중했다. 급기야 파레이라 감독은 "한 두 가지 중대한 변화를 꾀할 것"이라며 대표팀 포메이션에 메스를 들이겠다고 공언했다. 브라질은 20일(한국시각) 홈에서 우루과이와 4차전을 갖는다.
16일 프랑스에 0―3으로 완패한 독일은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조롱을 받고있는 가운데 대표팀 주장인 골키퍼 올리버 칸은 연일 언론의 비판에 시달리자 "왜 내가 매일 언론을 상대해야 하느냐"며 짜증을 내고 있다.
숙적 덴마크에 2―3으로 덜미를 잡힌 잉글랜드는 수비의 핵 리오 퍼디낸드의 약물 스캔들에다 최근 스트라이커 앨런 스미스가 경찰에 체포되는 등 악재가 겹쳐 사면초가에 처했다.
유로2004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스코틀랜드에 0―1로 진 네덜란드는 팬들이 '이대로 물러설 순 없다'며 대표팀에 '젊은 피'를 수혈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라트비아에 덜미를 잡힌 지난해 한일월드컵 3위팀 터키도 팬들 앞에 면목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네덜란드와 터키는 20일 스코틀랜드와 라트비아를 상대로 사활을 건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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