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투쟁'에 앞장서온 광주·전남지역 총학생회연합(남총련)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남총련은 대학 졸업생 등의 취업난 해소를 위해 19∼21일 광주 북구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광주종합고용안정센터, 광주 북구 등과 공동으로 '2003 직업훈련자격 채용박람회'를 연다. 그동안 정부에 대해 적대적이라고 할 만큼 정치투쟁의 선봉에 섰던 이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자세다.
남총련은 54개 업체가 참여해 350여명을 뽑는 이번 행사를 위해 벌써부터 대학별로 플래카드와 포스터, 유인물 등을 제작, 취업 준비생들의 박람회 참가를 유도하고 있다. 행사 기간에는 매일 30여명의 학생들을 박람회 현장에 투입해 현장 도우미로 활용할 계획이다.
남총련은 3월 이 지역 대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취업난 해소가 등록금 인하와 함께 최우선 해결과제로 꼽히자 광주시와 지방노동청 등과 수 차례 접촉, 채용박람회 개최 등을 협의해왔다.
남총련 관계자는 "이라크 파병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지만 대학가에 취업 재수·삼수생이 증가하는 등 취업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해 취업난 해소 투쟁에 나섰다"며 "남총련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씻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총련의 구직투쟁에 대해 일각에서는 5월 '5·18국립묘지 시위' 등으로 학생과 국민들에게 외면당한 학생운동에 관심을 끌려는 일회적 보여주기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남총련이 불법 폭력시위를 자제하는 등 일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반미, 통일운동의 방향과 투쟁방식에 대한 강경한 입장이 변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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