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안대희ㆍ安大熙검사장)가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在庸ㆍ39ㆍ미국 체류)씨가 거액의 비자금을 미국으로 빼돌려 현지 재산 관리인을 통해 관리해온 혐의를 포착, 수사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검찰은 또 재용씨와 최근 출입국 기록이 일치하는 인기 여성 탤런트 P씨 가족 명의 계좌에 재용씨 비자금 수 십억원이 유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재용씨 소유로 알려진 미국 소재 A사의 대주주 이모(50)씨, 국내 벤처기업 M사 대표 류모(41ㆍ여)씨가 재용씨의 비자금 해외 반출 및 재산 운용에 관여한 사실을 상당수 포착했다.
입양아 출신인 이씨는 미국 유력인사들과 폭 넓은 인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재용씨가 이씨를 통해 국내법인과 미국법인 간 자금거래를 위장하는 방법으로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자금이동을 추적하고 있다.
재용씨는 비자금 문제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27일 A사의 국내법인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재용씨가 2000년 설립한 M사 대표인 류씨도 미국 시민권자로 재용씨의 재산 밀반출 및 현지 아파트 등 부동산 관리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M사에서는 재용씨 부인과 류씨의 남동생이 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재용씨의 자금흐름을 추적하던 중 탤런트 P씨와 그 가족의 금융계좌에 세탁된 비자금이 유입된 사실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M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이 입ㆍ출금된 P씨의 통장을 발견했다.
검찰은 또 재용씨가 산업금융채권 등을 사채시장에서 세탁해 P씨 가족 계좌에 입금한 정황도 확보하고, 가족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P씨의 어머니 C씨를 조사하려 했으나, C씨는 재용씨 사건이 불거지자 주변과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P씨는 지난해 3월 이후 6차례 싱가포르와 홍콩, 일본, 미국 등지를 방문한 출입국 기록이 재용씨와 일치해 화제가 됐으며 지난 9월 출국, 미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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