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의 3분기 실적은 정보기술(IT)·해운업종 등의 약진과 가계 및 신용카드 부실에 시달린 금융업종의 침체 지속으로 뚜렷하게 갈렸다. 그러나 당기 순이익의 증가세가 나타나는 등 기업경기가 최소한 바닥권을 지나고 있음이 확인돼 향후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낳게 했다.삼성전자 순이익 243% 급증
삼성전자 등 IT 업체가 포진한 전기전자 업종의 3분기 순이익은 2조1,185억원으로 2분기보다 243.16%가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의 판매 호조로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62.76% 증가한 1조8,398억원을 기록했다.
해운업체가 포함된 운수창고업종도 물동량 증가와 해상운임 상승 등 업황 호전으로 순이익이 63.22% 증가했다. 한진해운의 순이익은 31.29% 늘어난 1,721억원으로 집계됐고, 대우 조선해양은 선박 수주량이 급증하며 순이익이 43.98% 증가했다.
반면 금융업종은 2분기 6,529억원의 순손실을 낸데 이어, 3분기에도 가계 대출과 신용카드 부실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6,1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G·외환카드도 각각 2,699억원, 1,33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동차·조선·해운 주력 그룹 호전
10대 그룹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 성적표도 주력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자동차, 조선, 해운, 화학 등 3분기 호황 업종을 보유한 그룹은 영업실적이 개선된 반면, 그렇지 못한 그룹은 실적 악화를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삼성정밀화학, 제일기획 등 일부 IT 및 내수 계열사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전체적으로 매출은 22.86%, 순이익은 1.76% 감소했다.
SK그룹도 SK텔레콤과 SK가스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매출액은 0.09%, 순이익은 5.3% 각각 감소했고, 두산 동부 등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인데 힘입어 순이익은 26.6% 늘어 났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조선 경기 호황으로 매출은 6.3%, 순이익은 무려 226.3%가 늘었다.
한화그룹도 화학 업종의 호황에 힘입어 매출은 3.0% 줄었지만 흑자 전환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현대그룹은 실적 호조를 보인 현대상선과 현대상사가 그룹 실적 집계에서 제외된 데 따라 공식 매출은 8.2%, 순이익은 30.1% 줄었다.
이밖에 한진그룹이 흑자 전환했고, 금호그룹은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매출 감소(-3 9.4%)에도 불구, 순이익은 675.4%가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코스닥 실적회복 인터넷업종 주도
코스닥 기업의 실적회복세는 인터넷과 디지털콘텐츠, 통신서비스 등 IT 관련주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업실적 회복의 강도 및 속도는 업종·종목별 차이가 뚜렷했다.
인터넷업종에 속한 10개 기업은 3분기에 1,499억원의 매출과 2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2분기 대비 각각 7.4%, 8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이들의 수익 급증세는 더욱 두드러져 순이익이 무려 1,770% 늘었다.
웹젠, 한빛소프트 등을 포함한 11개 디지털콘텐츠 기업들은 3분기에 전분기 보다 78.9% 늘어난 592억원의 매출과 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전체 코스닥기업 중 2분기까지 흑자였으나 3분기에 들어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모두 97개로 같은 기간 흑자 전환 기업수 78개를 웃돌았다. 또 적자 전환 기업을 포함해 3분기 중 적자를 기록한 업체가 총 281개로 전체 709개 기업의 39.6%를 차지해 코스닥기업 10개중 4개는 아직까지 순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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