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로 통했던 비아그라가 정상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새로운 치료제들이 약효의 지속성 등 나름의 장점을 내세우며 고개 숙인 남성들에게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16일 터키에서 개막된 유럽 성(性) 의학회에서는 최고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독일 본 대학의 하르트무트 포르스트 교수의 보고서가 논쟁을 촉발시켰다. 그의 보고서에 따르면 150명의 발기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 의약업체인 화이자가 개발한 비아그라는 환자들의 만족도에서 13%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반면 환자들의 45%는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시알리스를, 30%는 바이엘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공동 개발한 레비트라를 선호했다. 발기의 지속성과 부작용 완화라는 측면에서 새 치료제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특히 시알리스는 발기의 지속성면에서 최고의 효능을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알리스의 약효는 평균 16분 뒤 처음 나타나 최장 36시간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가지 약품은 모두 유럽 국가들의 승인을 받은 상태여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화이자측은 이 같은 보고서에 대해 즉각 이의를 제기했다. "포르스트 교수의 조사는 과학적 엄밀성이 결여됐다. 이번 학회에 제출된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비아그라를 장기 복용한 91명 가운데 21%만이 새 치료제를 선호했다"고 반박했다.
비아그라는 1998년 시판된 뒤 폭발적 인기를 누리면서 지난해에 무려 17억 달러(약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화이자는 세계 1위의 제약업체로 도약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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