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통에 익숙해요."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그림엔 '피의 분출'이라 부를 만한 것이 있다. 열여덟 살에 당한 교통사고로 척추와 다리, 자궁을 크게 다쳐 평생 서른 다섯 차례나 수술을 받은 프리다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프리다의 작품은 자신의 고통스런 운명에 대한 거세고 격렬한 싸움 끝에 얻어낸 '고뇌의 불꽃놀이'였다.'프리다'(Frida)는 좌파 페미니스트 화가로 전설적 존재가 된 프리다 칼로의 성장에서 죽음까지를 다룬 영화. 전신에 상처를 입은 이후 침대에서 꼼짝 못하는 상황에서도 붓을 놓지 않을 정도로 삶과 예술에 깊은 애착을 보였던 프리다 칼로를 그렸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애슐리 쥬드, 에드워드 노튼 등 화려한 조연, 분방하고 정열적인 미술과 음악이 돋보인다.
영화는 연대기 순으로 그녀의 사랑과 이별, 고통을 번갈아 보여준다. 그리고 프리다의 유명한 자화상 '두 명의 프리다' '작은 사슴' '프리다 리베라와 디에고 리베라' 뒤에 숨은 에피소드를 따라간다. 이 여정의 길잡이로 나오는 것이 바로 프리다의 스승이자 남편이었던 멕시코 벽화의 대가 디에고 리베라와의 연애담이다. 둘의 연애 편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림도 페미니즘도 사상도 놓치고 말았다. 뮤지컬 '라이온 킹'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줄리 타이머가 연출했다. 21일 개봉. 18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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