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가 회상하는 행복한 삶의 순간, 몇 주 간의 환생 등 만화적 소재를 자주 다루어 온 일본 영화가 이번에는 머릿 속 생각이 생중계된다는 착상을 했다.'사토라레'는 생각하는 것이 모두 '사념파'(思念波)로 변환돼 반경 50m 이내의 사람들에게 모두 들리는 특별한 인간형. IQ 180 이상의 천재여서 국가가 관리한다.
'사토라레'인 레지던트 사토미 겐이치(안도 마사노부)는 아침마다 지각을 해서 속으로 투덜거리는 것도, 짝사랑하는 후배 의사를 보고 마음이 설레는 것도, 동료에게 매번 수술 기회를 빼앗겨 화가 나는 것도 모두 '생중계'되는데도 자신은 아무 것도 모른다.
사토라레 관리위원회는 겐이치를 신약개발분야에 투입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정신과 의사 고마쓰 요코(스즈키 교카)를 파견한다.
후배와의 실연 후 요코에게 마음이 기운 겐이치. 두 사람이 무인도 여행을 떠나고 거기서 요코는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원조 사토라레를 만나 사토라레의 고독과 비애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더욱이 암에 걸린 할머니를 수술하는 겐이치의 마음 속 울림이 병원에 전해지는 순간, 사람들은 그것이 누군가의 생각을 엿듣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바짱 바짱(할머니, 할머니)"하는 겐이치의 마음 속 흐느낌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하는 이의 절절한 울음이었기 때문이다.
해야 하는 말과 하고 싶은 말이 달라야 하는 세상에서, 사토라레는 불편하고 기이한 존재. 영화는 겐이치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박탈하는 대신, 그의 울음에 많은 사람이 동참케 함으로써 존재의 고민보다는 '관용'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사토 마토코의 동명 만화(국내에는 '돌연변이'로 소개)를 '춤추는 대수사선'의 모토히로 가즈유키가 코믹과 최루 코드를 섞어 말랑말랑한 상업 영화로 만들었다. 21일 개봉.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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