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공동으로 제작한 최초의 TV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방송된다.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이코닉스가 기획하고 남한의 오콘, EBS, 북한의 삼천리총회사가 함께 제작한 '뽀롱뽀롱 뽀로로'(이하 뽀로로) 시리즈로, EBS를 통해 27일부터 13주 간 목·금요일 오후 4시25분(재방송은 토요일 오전 8시4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총 52편으로 기획된 5분짜리 3D 애니메이션 '뽀로로'는 5∼7세의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 TV 시리즈. 호기심 많은 말썽꾸러기 펭귄 뽀로로와 백곰 포비, 여우 에디, 비버 루피, 아기공룡 크롱 등 얼음숲 마을에 살고 있는 다섯 꼬마 동물 친구들이 매회 다양한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중 뽀로로 캐릭터는 비행조종사 모자에 비행고글을 낀 앙증맞은 펭귄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아이코닉스는 2001년 삼천리총회사와 함께 1분짜리 웹애니메이션 '게으른 고양이 딩가' 33편을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TV애니메이션 시리즈 작업에서도 북측과의 공동 제작을 시도했다.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이사는 "북한은 임금이 낮아 하청비용이 국내의 절반 이하"라며 "국내의 애니메이션 제작단가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합작사업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남한에서 보낸 '뽀로로'의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3D 형식에 맞게 프레임 단위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맡았다. 아이코닉스는 '뽀로로'의 북한 TV 방영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뽀로로'는 완성되기 전부터 귀여운 캐릭터와 작품성으로 국내외의 관심을 모은 화제작. 지난해 하반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지원작으로 뽑혔고, 올들어 이탈리아 '카툰스 온 더 베이', 프랑스 '앙시 페스티벌', 브라질 '아니마 문디 페스티벌', 서울 SICAF 영화제에서 경쟁작에 선정됐다.
'뽀로로'는 처음부터 영국 BBC의 대표적인 펭귄 캐릭터인 '핑구'(클레이 애니메이션)와 경쟁할 수 있는 캐릭터로 기획됐다. 최종일 대표이사는 "유럽쪽 바이어들로부터 '핑구'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며 "현재 프랑스 민영방송 TF1과 계약을 맺어 2004년 방송을 확정한 상태이며 스위스와의 협상도 무난히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공동제작 참여를 통해 독점 방영권까지 얻은 EBS의 남한길 PD는 "'뽀로로'는 개국 이래 처음으로 저작권을 갖게 된 애니메이션 작품"이라며 "인기 프로그램인 '방귀대장 뿡뿡이'와 '딩동댕 유치원' 사이 시간대에 편성해 뽀로로 붐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화기자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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