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형 들어오면 3점포를 조심하세요." 원주TG의 포인트가드 신기성(28·사진)의 경고다. 그러나 3점포의 '주체'는 허재가 아닌 신기성이다. 4쿼터나 승부처에 어김없이 투입되는 허재(38)의 3점포가 아니라 허재가 투입되면 불이 붙는 자신의 3점포를 조심하라는 말이다.포인트가드인 신기성의 주임무는 볼 배급. 찬스를 만들어주는 데 주력하다보니 당연히 3점포를 최대한 자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승부처에 허재가 투입돼 볼을 돌리면 슈팅가드로 돌변, 어김 없이 3점포를 날린다. 한 경기 2개꼴로 터지는 신기성의 3점포는 슛성공률이 55%에 달할 만큼 치명적이다.
이 둘의 보완관계는 16일 대구오리온스전에서도 그대로 증명됐다. 신기성은 허재가 투입된 4쿼터 6분16초 3점포를 쏴 75―74 역전을 이끌었고 경기종료 53초전에는 쐐기 3점포를 명중시켜 오리온스의 넋을 잃게 했다.
'주종관계'에서 벗어나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둘은 여세를 몰아 최다연승기록 경신을 선언하고 나섰다. 현재 9연승(10승1패)중인 TG는 주중 서울SK전과 주말 서울삼성, 울산모비스전을 모두 잡으면 1997∼98시즌 현대(현 KCC)와 2001∼02시즌 SK가 수립했던 11연승을 경신하게 된다. 신기성은 "허재형이 들어오면 위치 조정이나 볼배급을 맡아주니까 그만큼 편하게 슛을 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재 역시 "기성이가 슛이 좋기 때문에 10분여 뛰는 동안 슛찬스를 만들어주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허재와 신기성이 최다연승 신기록을 넘어 시즌 최다승(38승)까지 넘볼지 관심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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