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체지방 분포 양식에 따라 상반신 비만과 하반신 비만으로 분류할 수 있다. 상반신 비만은 복부에 지방이 침착돼 소위 '사과형'의 체형으로 나타나며 남성 비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반신 비만은 복부 아래, 특히 둔부와 대퇴부에 지방이 현저히 침착돼 '서양배형'의 체형을 이루며, 여성 비만에서 많이 나타난다.남자들은 비만하거나 비만하지 않거나 여자에 비해 간에 내장 지방이 2∼3배 많은데 흡연과 음주를 평균치 이상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영양소를 중성지방으로 분해하고 그 중성지방을 지방세포에 저장시키는 저단백 지방분해 효소가 복부의 지방 안에서 매우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복부 비만은 둔부형 지방보다 허혈성 심장질환, 당뇨병, 고지혈증의 위험이 더욱 높다. 대개의 경우 잘못된 식생활과 무절제한 생활로, 기초대사량이 저하되는 중년 이후에 중성지방이 많이 축적된다. 음주, 흡연 그리고 고지방식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임상적으로 상반신 비만과 하반신 비만의 판정은 허리 둘레의 측정으로 간단하게 구분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비만기준에 의하면 남자 90㎝ 이상, 여자 80㎝ 이상 이면 복부비만으로 판정한다. 허리둘레에서 중요한 점은 체지방 정도, 즉 비만정도와 무관하게 허리둘레의 증가만으로 대사성 질환이 증가한다는 사실이며 특히 남성의 경우는 그러하다.
사과형 비만 혹은 내장 지방형 비만의 치료는 단순 비만치료를 넘어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만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한방적인 치료를 같이 병행해 주는 것이 좋다.
최근 몇몇 실험에서 한약이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자유 지방산 등의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갑상선호르몬도 증가하는데 이는 신체조직에서의 산소 소모량을 증가시키고 신체의 신진대사를 촉진해 비만개선에 효과를 가져온다. 비만에 사용되는 처방들은 대부분 고지혈증 등에도 효용이 있어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 예방효과도 크다.
복부 비만을 해소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전기침이 있다. 전기침은 비만이 심한 특정 부위의 경혈에 침을 30분 이상 꽂아 두거나 침에 전기 자극을 가해 지방 분해를 촉진시키는 방법이다. 침을 통한 자극을 신경 말단에 주어 카테콜라민(Catecholamin)을 분비시키며 이것이 중성 지방을 분해시키는 작용을 하는 효소를 자극해 지방을 분해하는 원리다. 이를 한약요법과 함께 사용함으로 체중감소와 함께 복부비만 해소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렇게 전기침에 의한 지방 분해 물질은 혈액속에 있게 되는데 이를 에너지로서 소진시키지 않으면 다시 지방으로 축적되는 만큼 반드시 활동량을 늘리고 운동을 해야 한다.
/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대통령 한방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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