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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원이 선봉술에 빌려준 9억5,000만원 검찰 "석연찮은 구석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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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원이 선봉술에 빌려준 9억5,000만원 검찰 "석연찮은 구석있다"

입력
200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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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노무현 대통령 측근간의 거액 금전거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사건구도가 복잡해 지고 있다.지난해 대선전 선씨에게 9억5,000만원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강 회장은 "장수천 빚을 갚으라고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선씨가 이 돈을 실제 장수천 빚 변제에 사용했는지, 다른 용도에 사용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검찰은 "단순한 대차관계라고만 보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며 추가 조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사실상 선씨가 몸담았던 민주당 부산선대본부 측에 건넨 불법대선자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를 조사 중"이라는 16일 검찰의 언급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9억5,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차용증 한 장 받지 않았다는 강 회장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이 돈 중 일부가 선거용도에 쓰였을 경우 명백한 불법정치자금이 된다.

또 이 경우 강 회장이 과연 선씨 개인을 보고 돈을 줬겠느냐는 의문이 자연히 따라붙는다. 10억원에 가까운 거금을 냈을 때는 당연히 노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또 스스로 노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임을 강조하는 강 회장의 위치로 볼 때 돈을 준 사실을 과연 노 대통령이 몰랐을까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선씨가 올 2월 9억5,000만원 중 4억5,000만원을 갚았다는 설명도 석연치 않다. 계속 쪼들리던 선씨가 갑자기 무슨 돈이 나 돈을 갚을 수 있었는지, 특히 SK비자금 11억원 중 선씨에게 간 2억3,000만원이 변제액에 포함됐는지 여부가 관심이다. 만일 선씨가 강 회장에게서 돈을 빌려 장수천 빚을 갚은 후 SK돈으로 강씨에게 진 빚 일부를 갚았다면 이를 어떻게 봐야 할 지는 대단히 복합적인 해석을 요한다.

노 대통령은 지난 5월 장수천 채무 변제와 관련, "올해 초 잔여채무 3억원이 최종 변제됐는데 출처가 매우 깨끗한 돈"이라 설명했다. SK돈이 간접적인 경로로나마 장수천 채무변제에 이용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노 대통령 해명의 진위여부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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