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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40대 체력은 20대… KT 윤광원 부장·현대모비스 안기형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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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40대 체력은 20대… KT 윤광원 부장·현대모비스 안기형 과장

입력
200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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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민적 화두 중 하나가 '뱃살'이다. 직장인들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및 만성적 운동 부족이 초래하는 뱃속 지방이 수많은 성인병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뱃살 빼기 열풍까지 일고 있다.뱃살은 특히 40대 직장인에 많이 나타나는데, 심한 사람은 만삭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우람한 배 둘레를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KT의 윤광원(40) 부장과 현대모비스 안기형(40) 과장은 막 40대에 접어들었지만 뱃살은 커녕 군살 하나 없다. 매일 2시간 이상 운동하는 이들은 20대보다 더 팔팔한 몸으로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직장인 농구리그 득점왕

KT의 윤 부장은 1990년 입사했을 때부터 사내 농구팀에서 주전을 맡아 오고 있다. 올해 YMCA가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직장인 농구대회 예선에서 당당히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모두 64개 직장인 농구팀이 출전해 3월부터 10월 말까지 반년이 넘게 진행했기 때문에 경기 수도 많았지만, 윤 부장은 대부분 20대인 선수들 틈에서 40대의 괴력을 발휘한 것. KT 농구팀 안에는 더 나이든 선수들도 있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주전으로 뛰는 일은 드물다.

윤 부장은 이달 30일부터 시작되는 YMCA 본선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욕심이다. 우선 첫 상대인 삼성SDS 팀을 물리치는 것이 목표다.

178㎝의 키이지만 잘 발달된 근육 때문에 우람한 체격으로 보이는 윤 부장의 건강 비결은 매일 오전 3시간 이상 운동을 하는 데 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헬스와 수영 등 여러 가지 운동을 3시간씩 하고 출근한다. 수영은 아내가 먼저 배우다 권유해 시작했지만,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실력이 늘었다. "운동이 삶의 낙이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게 전혀 힘들지 않아요. 운동하러 가는 길이 즐겁기만 합니다."

운동의 생활화는 윤 부장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활발하고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일하기 때문에 부하나 동료 직원들에게 '인기 짱'이다. 주로 평일에 운동하기 때문에 주말이면 회사에 출근하는 날이 기다려질 정도이니 일에도 열심일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아기를 갖지 못해 힘들어 하던 아내도 뒤늦게 편한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하면서 임신에 성공, 윤 부장은 나이 마흔에 귀한 아기를 얻었다.

사하라 사막을 마라톤으로 횡단

현대모비스의 안기형 과장은 4월 6일부터 12일까지 1주일 동안 마라톤을 하면서 사하라 사막 250㎞를 횡단했다. 프랑스가 주최한 이번 사하라 사막 마라톤에는 전세계에서 온 671명이 출전했다. 안 과장은 처음 출전했지만 아시아권 선수로서는 1위인 38위를 기록하는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일반 마라톤과 달리 사막 마라톤은 자신이 7일 동안 먹어야 할 음식을 직접 운반해야 한다. 마치 행군하듯 12㎏ 무게의 배낭을 지고 낮 최고 섭씨 50도가 넘는 숨막히는 사막을 하루에 짧게는 22㎞에서 길게는 82㎞까지 달려야 하는 이 대회는 말 그대로 '죽음의 경기'다. 대회를 마치자 모랫속을 달렸던 발은 물집으로 한 꺼풀이 완전히 벗겨졌고, 발톱이 8개나 빠지기까지 했다.

안 과장이 이런 극한의 경기에 출전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초. 마흔이 되면서 일만 아는 샐러리맨 생활에서 벗어나 '이제 나만을 위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안 과장은 오래 전 한 스포츠 신문에 실린 사하라 사막 기사를 기억해 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학창시절에 마라톤 선수를 했었지만 입사 후 딱 88년까지만 운동을 했습니다. '운동을 끊었다'라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였어요." 가족들도 많이 말렸지만 그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1년 동안 술, 담배를 입에 대지 않고 매일 퇴근 후 2시간씩 달리기를 했다. 주말에는 배낭을 매고 한 나절 동안 산 위를 뛰어다니는 식으로 훈련을 했다. 한눈 팔지 않고 우직하게 노력한 결과 안 과장은 좋은 성적으로 사하라 마라톤을 마칠 수 있었고, 주변 사람들의 요청으로 일요일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라톤 강습까지 하게 됐다.

안 과장의 극한 마라톤 욕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내년에는 아마존 열대우림 마라톤에 도전하고, 이후 히말라야와 남극 마라톤까지 출전할 예정이다. 물론 지금도 매일 2시간씩 달리고 주말에는 산악 훈련을 하고 있다.

운동, 결심보다 실천을

뱃살 빼기 열풍이 불면서 너도나도 운동을 하겠다고 난리다. 하지만 헬스장이나 스쿼시장 등에 3개월 계약을 해 놓고 결국 1주일 만에 포기, 돈을 날리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결심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는 진리가 입증되는 셈. 그럼 어떻게 해야 꾸준히 운동하고 40대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안 과장은 꼭 헬스장이나 경기장에서만 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저도 출근할 때 지하철에서 발꿈치를 들고 있거나 자리에서 살짝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식으로 운동을 했어요." 윤 부장은 아침 운동을 권했다. "저녁때는 술자리 등 다양한 유혹이 있잖아요. 하지만 오전에 약속 잡는 사람은 없으니까 조금만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면 꾸준히 운동할 수 있습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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