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만큼 원조의 정통성을 가리는 분야도 드물다. 포천에 가면 거의 모든 갈비집이 다 '원조 이동갈비집'이다. '진짜 원조'도 나오고 '원조의 원조'도 나온다. 옥천 냉면 동네도 그렇고, 안동 찜닭 동네도 그렇다.어떤 음식이 조금만 소문이 나면 바로 불붙는 것이 '원조'에 대한 정통성 확보이며, 또한 정통성 시비이다. 이제 막 신장 개업하려고 준비하는 집 역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간판 가게에 전화를 걸어 '30년 전통의 원조' 간판을 주문하는 것이다.
물론 맥락을 따지고 보면 그 많고도 많은 원조집들 가운데 어느 한 집이 진짜 원조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여기 저기 원조 간판이 오르는 순간, 그 거리 어디에도 진짜 맛의 원조는 사라지고 없다.
언뜻 보기엔 맛의 정통성을 내걸고 그것에 대해 시비하는 것 같지만, 실제 그들이 간판을 내걸고 시비하는 것은 맛에 대한 시비가 아니라 돈에 대한 시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원조'나 '30년 전통의 원조'나 '원조의 원조'나 '신장개업 원조'나 그 맛이 그 맛인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참 부지런히도 원조를 찾아 다닌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집도 아닌가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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