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우리당이 대변인을 둬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현재 당의 홍보라인은 정동채 홍보위원장, 김부겸 원내 공보담당 부대표, 이평수 공보실장 등 세 갈래로 나눠져 있다. 때문에 당의 입장 표명이 느리고 종종 혼선까지 생겨 "대변인을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당초 대변인을 두지 않기로 한 이유가 '대변인제가 상대방을 욕하고 헐뜯는 정쟁의 도구'라는 것이어서 선뜻 방침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
정동영 의원은 "지금의 공보체제는 다른 당에 비해 의사 전달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며 "대변인은 당의 얼굴이자 입인데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우리당'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어야 한다"고 대변인제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양수 조직총괄단장도 "대변인이 저질, 막말공방을 안 하면 될 것 아니냐"며 "최근 상대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방 정국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대변인제 부활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원내 공보부대표를 지낸 김영춘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당장 화력이 좀 떨어지는 게 고민"이라면서도 "원내 공보부대표는 정책 중심으로 하고 공보실을 강화해 다소 불리하더라도 기왕 시작한 실험을 밀고 가는 게 낫다"고 대변인제에 반대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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