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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들 "추방 말라" 농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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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들 "추방 말라" 농성 격화

입력
200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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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회복을 요구하며 3,000여명의 재중동포들이 교회에서 집단 단식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6일 외국인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투쟁단 150여명도 노숙농성을 결의하는 등 정부의 불법체류자 강제 추방조치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격화하고 있다.재중동포 3,000여명은 14일 오후부터 국적회복을 요구하며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700명) 경기 분당 지구촌교회(460명) 등 수도권 일대 8개 교회에서 사흘째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서울 조선족교회는 농성자들이 넘쳐나자 이날 오후 버스 4대를 동원, 200여명의 재중동포들을 인천 순복음교회로 이동시켰다. 교회 3층 예배당에서 단식중인 김용태(48·중국 선양 출신)씨는 "1997년 한국에 들어오면서 불법체류자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힘들게 살아왔다"며 "합동단속을 피해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어 끝까지 교회에 남아 단식농성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100여명의 여성 재중동포들이 몰려 있는 1층 여성숙소에서 만난 헤이룽장(黑龍江) 출신 왕모(67·여)씨는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밤에는 새우잠을 자야 하지만 한국국적만 받을 수 있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느냐"며 "단속반이 교회로 들어와 잡혀가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부터 서울 명동성당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간 '강제추방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농성투쟁단' 소속 외국인 노동자 150여명도 이날 오후 1시 투쟁 선포식을 갖고, 정부의 강제추방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방글라데시인 마눔(36)씨는 "우리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인들이 일하기 싫어하는 3D 업종에서 일하며 한국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8개월간의 밀린 임금 700만원도 받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연대추진위원회(대표 임광빈 목사)가 지난 15일부터 강제추방 반대와 재외동포법 개정을 촉구하며 농성중인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 1층 로비도 100여명의 재중동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도 합동단속 대상인 외국인 노동자 200여명이 '강제추방 정책 폐기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며 5일째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12일 25명이 농성을 시작했지만, 현재는 200명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참여가 급증하고 있다. 안산 외국인 노동자센터 박천응 목사는 "단속을 위해 정부가 센터 안으로 들어온다면 필사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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