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보병 20사단 수색중대에 근무했던 이만근씨를 찾습니다. 고향은 전남 함평군이라고 했고 나이는 제대 당시 23∼24세 정도였습니다. 처음 보직을 받아 밤중에 부대에 도착했더니 한 기관병이 "만근이 사촌동생이 왔다"는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정말 나와 비슷하게 생긴 이만근 병장이 내무반에 나타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병장은 내게 정말 형같이 대해주었습니다. 어렵고 힘든 이등병 시절 이 병장의 그늘은 아주 좋았습니다.일병이 되어 그런대로 군 생활을 할만할 때 이 병장은 제대를 했습니다. 그는 제대 전날까지 옷 다리는 것부터 신발 닦는 것까지 손수 해주었고, 후배들에게 나를 부탁하고 떠났습니다. 그때 왜 주소를 꼼꼼히 챙기지 않았는지 지금도 후회됩니다. 마치 친형님을 잃은 것 같은 마음이었지만 제대 후 편지 한 장 못 보냈습니다. 제대 후 함평군에 의뢰도 하고 직접 함평 학다리라는 곳을 찾아 갔지만 '모래 속에서 바늘 찾기'였습니다.
제대 후 어언 40년이 가까워옵니다. 대학생 손자도 몇 년 뒤면 군대를 가겠구나 생각하니 그 시절 그 형님이 너무나 보고싶습니다. 평소 은혜도 모르는 죄인 같은 마음이었는데 마침 늦게 배운 인터넷에서 한국일보를 우연히 읽게 되어 서투른 타자 솜씨로 이 글을 띄워봅니다. 혹 자녀분이나 아시는 분들이라도 연락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그 시절 그 형님 생각이 간절하네요. 우리가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어봅니다. 그립고 보고싶은 만근이 형님 대답 좀 주세요.
/김병준·전북 남원시 천거동 16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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