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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방송 지금/美 채널 점령한 다이어트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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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방송 지금/美 채널 점령한 다이어트 광고

입력
200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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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인의 64% 이상이 비만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난해 9월 발간된 미 연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은 2000년 한 해 동안만 무려 35조 달러를 다이어트에 투입했다. 비디오, 서적, 약품, 식품 및 보조 식품, 의료 프로그램 등 다이어트 상품의 종류도 해마다 늘고 있다. 당연히 방송 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얼마 전 내가 수강하는 미디어 플래닝 수업에서 교수가 요즘 가장 많이 나오는 광고가 무엇인지 물었다.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려니 했는데, 놀랍게도 과반수 학생이 '보플렉스'(Bowflex)라는 운동기구를 꼽았다. 학생들은 광고에 깔린 음악까지 흥얼거리며 "지겨울 정도로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그 외에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됐던 '수퍼모델 다이어트', 최근 급속히 인기를 모으는 인터넷 다이어트 프로그램 광고 등이 눈에 띈다.

하지만 다이어트 상품 광고는 주로 지역 채널에 집중돼 있다. ABC NBC CBS 등 이른바 '빅3' 채널에서는 다이어트 광고를 찾아보기 어렵다.

광고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매체의 책임을 결부시키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주요 매체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담배나 주류, 다이어트 광고를 꺼린다. 따라서 지역 채널에 '지겨울 만큼' 빈도를 높여 광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광고의 타깃도 우리나라와는 대조된다. 비만이 흡연 다음으로 성인에게 죽음을 안겨주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보건당국의 발표도 있었지만, 미국 다이어트 광고의 중요한 동기유발요인은 건강이다. 심장질환 당뇨 고혈압 등을 물리치기 위한 기본 바탕이 바로 다이어트라는 것이다. 광고의 주 소비층은 진짜 살을 빼야 하는 사람들, 비만 때문에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 한국의 다이어트 광고는 외모 가꾸기에 비중을 둔다. 그 결과 살 뺄 필요가 없는 사람들까지 다이어트 대열에 합류하고, 비정상적 다이어트로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상품을 팔기 위한 광고에서 나라마다 강조점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 상품이 사람의 건강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을 어떻게 강조할 것인지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유현재 미국 조지아대 저널리즘 석사과정.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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