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KCC(금강고려화학) 명예회장의 현대그룹 인수가 사실상 '무혈입성'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그룹내 가신그룹 사이에 분열 기류가 감지되는 등 자중지란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16일 현대와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경영권 분쟁에서 정 명예회장 측의 '완승'이 예상되면서 일부 인사들이 벌써부터 현정은 회장 진영에서 이탈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바람에 최근 정 명예회장 측의 '경영권 인수 선언'으로 코너에 몰린 현 회장의 입지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위층의 일부 인사들은 이미 정 명예회장 측에 '백기투항'을 했다는 이야기가 현대가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또 일부 다른 인사들도 대책회의에 불참하는 등 정 명예회장 측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 회장 측 관계자는 이날 "현 회장과 그룹은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 중이며 현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진 사퇴설을 일축했다.
한편 정 명예회장과 KCC 그룹은 이번 경영권 분쟁을 통해 현대그룹 인수라는 수확과 함께 658억여원의 평가 차익을 얻는 등 부수적인 이익까지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이 신한BNP사모펀드에 211억5,200만원을 투입, 71만9,330주를 매집해 불과 한달 사이에 212억1,700만원(14일 종가 5만8,900원 기준)의 평가차익을 올렸다. 또 KCC, 금강종합건설, 고려시리카 등 계열사도 446억여원의 평가차익을 얻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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