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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일자리 구하기보다 아예 회사 차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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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일자리 구하기보다 아예 회사 차렸어요"

입력
200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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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산업자원부와 중소기업청 주최로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이 열린 서울 여의도 종합전시장. 낮 12시가 되자 여기 저기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고 이어 환호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주최측이 수상 여부를 수상자들에게 휴대폰을 통해 미리 알려준 것. '반가운' 전화를 받지 못한 일부 참가자들은 하나 둘 짐을 꾸려 행사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건국대 체육교육과 '뽀빠이 삼총사'는 차마 자신들의 부스를 걷어버릴 수가 없었다. 비록 상은 못 받았지만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애써 만든 비즈니스 모델을 알리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건국대 체육교육과 선후배 사이인 김영득(27·4년) 추덕호(26·3년) 육우람(26·4년)씨는 3월 일찌감치 취업을 포기했다. 우수한 학점과 뛰어난 TOEIC 성적으로도 취업 시험에서 툭툭 나가떨어지는 선배들을 보면서 자신들도 그들 중 하나가 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취업 대신 선택한 길은 '창업'. 평소 몸 관리에 관심이 많던 육씨가 '주먹구구식으로 다이어트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많지만 과학적으로 체질과 몸 상태를 측정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사이트는 없다'는 데서 착안, 건강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들 삼총사는 바로 짐을 꾸려 추씨의 단칸 자취방에 사무실을 차리고 자료수집과 프로그램 개발에 들어갔다.

부모와 친지들로부터 1억2,000여만원의 종자돈을 모아 컴퓨터 등 집기를 마련한 이들 삼총사는 교수 의사 운동처방사 식품영양학회 등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 다니며 3만개 가량의 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와 1만개 이상의 활동군 칼로리 소비정보량 데이터, 그에 따르는 체형 체질 혈액형 등 1만5,000 페이지 이상 분량의 부수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정보를 토대로 다이어트를 포함한 자가건강관리 프로그램 '모마모마(www.momamoma.com)'를 개발해 7월 소프트웨어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특허 출원을 냈다. 이어 9월 이 프로그램을 들고 참가한 대한민국 벤처창업대전 1차 심사에서 서울지역 1위를, 2차 심사에서 전국 정보통신분야 1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검증 받았다.

이들이 3월부터 9개월 동안 실제 벌어들인 수익은 0원. 설비를 갖추고, 직원 6명 월급을 주느라 오히려 빚만 늘었다. 하지만 삼총사는 "그 동안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한 학교측이 사무실을 지원해 줘 단칸방 신세를 면하게 됐을 뿐 아니라, 벤처창업대전을 통해 피부관리협회, 스포츠용품개발회사, 중·고교 급식담당자 등 장차 든든한 '돈줄'이 돼 줄만한 고객에게 '모마모마'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제 돈 벌 일만 남았다"며 사업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이 가진 걸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로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면 언젠가는 꼭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건대 뽀빠이 삼총사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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