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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미 SCM/파병합의점 도출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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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미 SCM/파병합의점 도출 힘들듯

입력
2003.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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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는 이라크 추가 파병 논의를 비롯한 한미간 주요 현안에 있어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SCM에서 한미 양국이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도리어 양측이 이견을 확인하는데 그치고 본격적인 절충은 다음 협의로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측도 전투병 중심의 조기 파병을 요청할 것이 확실시 되지만, 우리측의 최종 승락을 받아내겠다는 자세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우리 정부가 파병의 한계를 명확히 한만큼 양측이 이견을 어느 정도 좁힐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따라서 SCM에서 이라크 파병문제가 주의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협상을 앞두고 이례적 신경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13일 청와대에서 '3,000명 이내 재건지원 중심 추가 파병'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침을 발표하며 '마지노선'을 그었다. 미국은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가 14일 "한미 워싱턴 협의에서 미국은 내년 2월 파병을 요청했지만 한국은 4, 5월을 거론했다"며 파병 시기 논의는 없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를 뒤집었다.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국 대사는 13일 '전투병 파병' 요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한국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여기저기 찔러보고 있다는 뒷말도 그래서 나온다.

무엇보다 럼스펠드 장관이 14일 한국방문을 목전에 두고 주한 미군(미 2사단)의 신속배치군 편제 전환과 한반도 이외의 지역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점은 미국이 이를 언제든지 압박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파병과 북핵 문제, 미군 재배치 등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한미 정부의 공식입장과 달리 다른 현안들까지 함께 삐걱거리며 문제가 더 꼬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건 총리가 14일 주한미군 재배치 3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이 우리의 파병안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최대 3,000을 추가 파병하면 영국(1만1,000명)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규모인데다, 각국의 파병철회 움직임으로 미국이 다급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도 관련부처가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라크파병 문제에 대한 가닥은 럼스펠드 장관이 돌아간 뒤에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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