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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56>하우프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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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56>하우프트만

입력
2003.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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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2년 11월15일 독일 극작가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이 슐레지엔의 오버잘츠브룬에서 태어났다. 1946년 몰(沒). 소설가를 겸했던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처럼, 그의 형 카를 하우프트만도 극작가 겸 소설가였다. 이 형제는 둘 다 예나 대학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뒤 자연주의를 문학적 출발점으로 삼았다. 지적으로는 형이 더 뛰어났으나, 문학적 재능은 동생 쪽이 훨씬 더 컸다. 그 점에서 하우프트만 형제는 소설가 하인리히 만, 토마스 만 형제와 닮은 데가 있었다. 동생 만이 192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듯, 동생 하우프트만도 1912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형들은, 독일 문학사에 제 나름대로 이름을 새기기는 했으나, 동생들 만한 명성을 얻지 못했다.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의 초기 희곡 '쓸쓸한 사람들'(1890)에서 아내와 멀어지며 젊은 여대생에 이끌리는 주인공 요하네스 포켈라트의 모델이 형 카를이다.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은 독일 연극사에서 자연주의의 완성자이자 그 초극자로 평가된다. 그가 자연주의에서 상징주의로 넘어가는 단계에 놓인 작품이 '한넬레의 승천'(1893)이다. 폭력을 일삼는 알코올중독자 의붓아버지에 대한 공포로 자살로 치닫는 한넬레 마테른이라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내용적으로는 초기 작품들의 자연주의적 주제를 잇고 있으나 몽환적 수법을 급진적으로 채용한 그 형식은 상징주의적이라 할 만하다.

이 작품의 앞에는 직조공들의 비참한 삶과 폭동을 그려 사회주의자들을 열광하게 한 '직조공들'(1892) 같은 자연주의적 문제극들이 있고, 그 뒤에는 주종(鑄鍾)의 명인이 숲속에서 겪는 동화적 사건들을 그린 '가라앉은 종'(1896) 따위의 낭만적 상징극들이 있다. 하우프트만의 본령이 어느 쪽에 있든, 그는 당대의 가장 위대한 극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고종석

/논설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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