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인 현대그룹이 정상영(鄭相永)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 손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특히 정 명예회장측은 그동안 현대그룹이 추진해 온 대북사업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혀 대북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KCC 정종순(鄭鍾淳) 부회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명예회장을 위시한 '범(汎) 현대가'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50% 이상을 확보했다"며 "향후 KCC는 대주주로서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A3·12면
KCC는 지금까지 정 명예회장과 KCC, 고려시리카펀드 등이 지분 44.39%를 확보했으며 현대증권, 현대중공업 등 현대 계열사까지 합칠 경우 '범 현대가'가 보유한 엘리베이터 지분이 5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신한BNP파리바 사모펀드를 통해 매집한 엘리베이터 지분(12.86%)은 정 명예회장 단독으로 개인자금을 이용, 매입했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그러나 "당장 현정은 회장 체제를 바꿀 계획은 없으며 현대그룹의 이른바 '가신그룹'을 일신할 계획도 아직 구체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대북사업과 관련,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는 것이 KCC의 기본입장"이라며 "현대그룹이 진행해 온 대북사업도 이 같은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KCC그룹이 현대그룹을 인수할 경우 대북사업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KCC측은 이와 함께 정 명예회장과 KCC 등이 지난달 현대상선 지분 3.95%를 추가 매입, 지분율을 2.98%에서 6.93%로 늘리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과 KCC, KCC 계열사 등 KCC 그룹의 지분(31.25%)만으로 계열 편입에 필요한 30%선을 넘어섬으로써 조만간 현대그룹이 KCC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될 전망이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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