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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응/WP紙 "한국, 美요청에 저항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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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응/WP紙 "한국, 美요청에 저항 표시"

입력
2003.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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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의 '재건 지원 중심 3,000명 파병'지침은 미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13일(미국 시각) 워싱턴에서 이러한 방침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협의 과정에서 미국은 '전투병 중심의 5,000명 선 파병'을 원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방침은 미국의 기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노무현 대통령의 파병 지침이 알려진 뒤인 13일 오후(한국 시각) 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 대사가 "한국이 서희·제마부대 등 공병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금 이라크에 필요한 것은 안전을 확보할 대규모 전투병이다"라고 못박은 것은 미국의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 언론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요 언론은 도쿄의 '자위대 파병 연기'와 서울의 '3,000명 파병'방침을 전하면서 미 정부에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4일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파병 요청에 새로운 '저항'을 표시했다"며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방문하기 하루 전 도쿄와 서울에서 나온 결정은 이라크에 군대를 보내는 나라들의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타격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도 "두 나라가 미국의 희망에 좌절을 안겨 주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미국이 한국의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새로운 요청을 하게 될지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럼스펠드 장관 등 미 수뇌부가 파병 결정은 각국의 독자적 결정사항이라고 강조해 온 만큼 한국의 방침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럼스펠드 장관은 아시아로 가는 기내에서 "각국이 그들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할 때만 이라크 군사 활동에 참가해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우리는 각 나라의 군대와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원한다"고 말해 자발적인 파병 동참을 기대하고 있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런 점에서 럼스펠드가 한국과 일본에 배치된 미군의 대대적인 재편 계획을 논의할 시점이 임박했다고 밝힌 것 자체가 두 나라에 대한 '은근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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