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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中알리기 공신 在佛 중국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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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中알리기 공신 在佛 중국 작가들

입력
2003.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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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에서는 중국 문화 소식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와 문화통신부는 매년 한 나라를 선정하여 그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올해가 바로 '중국의 해'다. 내년 7월까지 계속될 행사들은 약 300여 가지에 달한다. 파리의 기메 아시아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공자의 생애와 저서를 알리는 전시회와 심포지엄을 선두로 중국의 고대문명 및 현대의 오페라, 발레, 영화, 회화, 문학까지 중국 문화의 총체적 모습을 프랑스인들에게 두루 선보이게 된다.그런데 중국 문학의 살아있는 역량을 프랑스에 확인시킨 작가는, 10월 말 페미나상을 받은 다이 시지다. 공쿠르상 제정 이듬해인 1904년 여성 작가들이 만든 이 상은 공쿠르상에 버금가는 권위를 자랑한다. 29세에 영화 공부를 하러 프랑스에 와서 정착한 다이 시지는 10여 년 동안 영화에 전념하다 2000년에 처녀작 소설 '발자크와 작은 중국인 여재단사'를 발표했다. 1970년대 금지된 서양문학에 접하는 중국의 청소년을 소재로 불어로 쓴 이 소설은 프랑스에서 대성공을 거뒀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올해 페미나상을 받은 '디의 콤플렉스'는 그의 두번째 소설이다. 제목이 암시하듯,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중국인에 적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프랑스에 망명해서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에 영향을 받은 무오라는 중국인이 감옥에 갇힌 약혼녀를 찾아 중국으로 돌아가는데, 약혼녀를 맡은 디 판사는 처녀들만 상대하는 성도착증 환자다. 약혼녀를 석방시키기 위해 디 판사의 병을 치료해야 되는데, 문제는 무오가 숫총각이라 디 판사의 심리를 분석하려면 자신도 처녀를 경험해야 하는 것. 동서양 문화의 충돌과 모방의 문제를 섬세하고 익살스럽게 다룬 이 작품은 그의 처녀작을 번역 출판해 성공한 미국의 유명한 크노프 출판사가 22만 5,000 달러에 번역권을 샀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프랑스 문학상을 받은 중국인 작가로는 다이 시지 외에도 프랑수아 창과 상 샤가 있다. 1929년 중국에서 태어나 20세에 프랑스에 온 프랑수아 창은 은퇴한 중국학 교수다. 그는 프랑스에 망명한 중국인 화가가 중국으로 돌아가 겪게 되는 두 문화의 차이를 그린 '티아니의 이야기'로 1998년 페미나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중국 전통 회화와 시에 관한 저서들로 불어로 쓰는 외국인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대상을 받았다. 1972년 생으로 17세에 프랑스 고등학교에 유학한 젊은 여성 작가 상 샤는 중·일전쟁을 이야기한 '바둑꾼'으로 2001년 고등학생들이 뽑는 공쿠르상을 받았고, 올해는 1,300년 전 중국 황후의 일생을 그린 '여제'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들 재불 작가들이 중국을 프랑스에 알리는 데 크고 기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조 혜 영 재불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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